유엔 사무총장 " 국제사회의 피해자 지원 촉구"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5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재난 수습 과정에 있어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재난부 대변인은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445명으로 증가했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AP통신은 앞서 이번 지진이 아프간에서 20년 만에 일어난 최악 지진들 가운데 하나라고 보도했다. 이번 강진으로 아프간에선 주택 1329채가 파괴됐으며, 부상자 수는 2000명 이상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강진과 관련해 헤라트주 내 최소 12개 마을에서 600여 채 주택이 완파되거나 부분 파손됐다며 약 4천200명이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강진은 7일 오전 아프간 북서부에서 규모 6.3으로 발생했다. 복수 외신에 따르면 진앙은 아프간 중서부 헤라트주의 주도 헤라트에서 북서쪽으로 44㎞ 떨어진 지점이다.
이란 국경에서 동쪽으로 120km 떨어진 헤라트는 아프간 문화 수도로 꼽힌다. 2019년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헤라트에는 약 190만명이 살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진원의 깊이는 10㎞로 상대적으로 얕은 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측정됐다. 이후 규모 4.3에서 6.3 사이의 여진이 여덟 차례 이어졌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인도로 이어지는 국경지대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교차해 힌두쿠시 산맥을 중심으로 지진이 잦은 편이다.
지난해 6월에는 아프간 남동부 파키스탄 국경 인근 파크티카주에서 규모 5.9 지진이 일어나 1천여명이 숨지고 1천500여명이 부상했다. 수만 명은 집을 잃었다.
현재 아프간 당국은 재난 수습에 나선 상황인데, 건물 잔해에 사람들이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압둘 와히드 라이안 공보문화부 대변인은 사망자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더 많다며 6개 마을이 파괴되고 수백명이 건물 잔해에 파묻혔다고 말했다. 헤라트주 보건부 관계자는 시신들이 여러 병원에 분산 수용돼 사망자 수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아프간은 2021년 8월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해외원조가 중단되면서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처한 상태다.
이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주 근처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인명 손실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지진 피해자들을 지원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들 중 다수는 지진 이전부터 이미 도움이 필요했던 상태였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