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일전' 오기재 했다 정정하기도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승리해 금메달을 따자 더불어민주당이 "총선도 한일전"이라고 표현했다. 대만과 경기를 치렀던 야구 결승전을 놓고도 '한일전'이라고 표현해 네티즌들의 지적을 받고 정정한 의원도 있었다. 반일감정을 고취해 오는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이에 동조하는 시민들은 예전과 달리 현격히 줄어든 상황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일 밤 자신의 SNS에 "경축. 한일전 축구 우승 금메달"이라며 "내년 한일전 총선도 이겼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같은 날 SNS에 "한일전 축구 승리! '금메달'"과 "한일전 야구 승리! '금메달'"이라며 "참 잘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대만과 경기를 치른 야구 역시 축구와 마찬가지로 한일전 결승에서 승리한 것으로 오인한 것이다. 서 최고위원은 이튿날 이를 "한대만전 야구 승리! '금메달'이라고 뒤늦게 정정했다. '한일전 총선'은 지난 2020년 총선부터 민주당 일각에서 사용하던 표현이다. 지난 2019년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 정부가 한국에 수출규제 강화를 조치하며 한일 갈등이 격화되자, 당시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토가 높아지며 이듬해 총선에서 민주당은 압도적인 선거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민주당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독도 문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등을 놓고 '친일'로 규정한 정부 여당과의 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의 '반일' 발언이 달라진 여론 지형 속에서 이전처럼 별다른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인터넷상에는 이들 발언을 놓고 "식상하다. 좀 더 참신한 건 개발 안되냐", "아직도 반일 선동이냐" 등의 네티즌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정부 여당에 아무리 프레임을 씌우고 싶어해도, 일반 국민들은 아시안게임 승리와 '한일전 총선'에 대해 인과관계를 잘 찾지 못할 것"이라며 "일종의 우격다짐인 셈인데 설득력이 없다"고 평가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