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우크라 '이중 전선' 직면···확전 방지 위한 '리스크 관리' 총력
상태바
美, 이스라엘·우크라 '이중 전선' 직면···확전 방지 위한 '리스크 관리' 총력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3.10.10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 내부 상황 혼란···이스라엘 확전 시 '선택 지원' 딜레마
美, 지상군 無 파병·하마스 유일 책임으로 '리스크 관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양측의 전쟁이 발발한 가운데, 두 개의 전선을 관리해야 하는 미국의 속내가 복잡해진 모습이다. 녹록지 않은 대외 환경에 직면한 미국은 우선 확전을 부를 수 있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10일 복수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인해 미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와 장기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전폭 지원하고 있는데, 우방 이스라엘이 급작스럽게 전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두 개의 전선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에는 현재 미국 내부 상황이 그리 좋지 못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으로 240억달러(약 32조원)을 요청했지만 적지 않은 공화당 의원들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30일 통과된 45일짜리 임시예산에 우크라이나 지원액을 반영하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임시예산안 의회 통과를 주도한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공화당 내 소수 강경 우파들의 해임 결의 추진으로 의장직에서 내려오면서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의 열쇠를 쥔 하원이 언제 정상화할지도 미지수다.

더욱이 아직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와 달리 이스라엘은 미국의 동맹국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급속 확전 양상을 보인다면 미국은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대이스라엘 지원을 급격히 늘려야 할 상황이 오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빈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외교권 중론이다.

이러한 딜레마 상황에 빠지지 않기 위해 미국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확전양상을 띄지 않도록 관리하는 한편, 최대한 빠른 분쟁 종식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미국은 전쟁 발발 이후 빠른 무기 지원을 단행했지만, 지상군 파병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9일 전화 브리핑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 사태와 관련, "미국 지상군을 이스라엘 땅에 배치할 계획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미국은 이날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4개국과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하마스와 하마스의 지독한 테러 행동에 대한 우리의 분명한 규탄을 표명한다"면서도 "우리 모두는 팔레스타인 국민의 정당한 열망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모두에 대해 공정과 자유라는 평등한 조치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하지만 하마스는 그러한 열망을 대변하지 않으며,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더 큰 공포와 유혈사태만 제공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및 주민과 이번 테러를 일으킨 하마스를 다른 선상에 놓고 다루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부 미 언론에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배후에 이란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러한 의심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아끼는 모습이다.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 또한 이번 사태의 책임소재를 하마스에 한정해 확전 불씨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