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강서구민들은 '정권심판'을 선택했다.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최종투표율은 48.7%로, 약 절반 가까이의 강서구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와 권리를 행사했다. 전체 선거인 50만 603명 중 총 24만 3665명이 투표한 이번 선거에서는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약 20%p 차이로 따돌리며 압승을 거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71.57% 개표가 진행된 이날 23시 53분 기준으로 진 후보는 10만 3129표로 59.4%를 득표하며 6만 3610표로 36.64%를 기록한 김 후보를 이겼다. 김 후보가 직전의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13만 2121표를 받으며 김승현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2.61%p 차이로 신승한 것과 대비하면, 1년 사이 김 후보와 국민의힘에 대해 강서구민들의 민심이 싸늘하게 돌아섰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당선이 확정된 이날 진 후보는 선거개표상황실이 마련된 자신의 강서구 선거사무실에서 "진교훈을 선택해 주셔서 감사하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당선을 자축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상식의 승리, 원칙의 승리, 강서구민의 위대한 승리"라며 "1분 1초라도 아껴가며 구정 공백을 정상화시키겠다. 낮은 자세로 구민들을 섬기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미니 총선'에서 불리는 보궐선거였던 만큼, 이재명 대표도 자신의 SNS를 통해 진 후보의 승리에 대해 강서구민들에게 감사를 건넸다. 그는 "(진 후보의 승리는) 민주당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윤석열 정부) 국정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며 "민주당은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오로지 국리민복만을 위해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를 복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특히 '사전투표'가 후보들의 명운을 크게 좌우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종투표율은 지난 4월 5일 경남 창녕군수 보궐선거 투표율인 57.5%보다 8.8%p 낮았지만, 사전투표율은 22.64%로 역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사전투표만 따지면 진 후보의 득표는 약 6만여 표로, 김 후보의 약 2만 8000여 표보다 두 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집계된다.
이에 따라 김 후보를 공천한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선거 직후 민주당과는 다르게 지도부 차원의 별다른 차원의 메시지를 내지는 않았다. 다만 김 후보는 "강서구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더욱 겸손하게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며 "진 후보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며 강서구 발전을 위해 민생을 잘 챙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패배 책임을 통감한다는 발언을 남겼다.
한편 진 후보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완산고등학교와 경찰대학교를 졸업한 뒤 1989년 경위로 임용됐다. 전북 정읍경찰서장, 서울 양천서장, 경찰청 정보국장, 전북경찰서장, 경찰청 차장 등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경찰청 차장'으로,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당시 차장직에서 퇴임했다. 이후 지난 8월 민주당에 입당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전략공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