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중소기업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인지도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 CBAM은 수출기업의 탄소배출량 신고의무를 골자로 한다. EU CBAM은 지난 1일 시범실시됐다. 오는 2026년부터는 배출량에 따라 탄소비용도 부과될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25일까지 300개 제조중소기업을 대상으로 ‘CBAM 및 탄소중립 대응현황 조사’를 실시한 결과, EU CBAM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21.7%에 불과했다.  CBAM의 직접영향권인 EU 수출실적이 있거나 진출계획이 있는 기업(142개사)의 경우, CBAM 대응방안으로 54.9%가 ‘특별한 대응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원청 및 협력사 대응계획 모니터링(24.6%)’, ‘정부‧언론보도 등 통한 정보탐색(19%)’ 등의 답변도 나왔다. 기초정보인 ‘탄소배출량 측정, 보고 및 검증체계(MRV)’를 파악하고 있는 기업도 21.1%에 그쳤다. CBAM으로 대·중기 공급망 차원의 탄소배출량 파악 및 제출 요구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역량을 제고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외 CBAM 및 탄소중립 기조강화로 예상되는 애로사항으로는 ‘원부자재, 전기료 인상 등 제조원가 상승’이 62%로 가장 많았다. ‘정부, 지자체의 규제 강화(29.7%)’, ‘시설전환에 필요한 자금 부족(26%)’ 순으로 조사됐다. 응답기업은 ‘공장·시설개선 통한 에너지 활용량 절감(13.3%)’,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활용(11.7%)’, ‘국내외 친환경인증 획득’(6.7%) 등의 순으로 탄소중립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행 또는 준비 중인 수단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도 52.9%로 높게 나타났다. 한편, 탄소중립 추가비용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은 73.4%에 달했다. 응답기업 69%가 기업의 환경·사회적 책임 강화 필요성에 대해 느끼고 있다‘고 응답해,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동참의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적절한 지원정책 마련이 요구된다.  가장 필요한 탄소중립 지원정책으로는 ‘전기, LNG 등 에너지요금 개편’이 44.7%로 1위를 차지했다. ‘녹색금융 등 금융지원 확대(27.3%)’, ‘고효율기기 등 시설개체 보조(24%)’ 등이 뒤따랐다.  양찬회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EU CBAM 시범도입으로 시작된 탄소중립 청구서는 개별기업이 아닌 공급망 전체에 발행된 것”이라며 “민간은 대·중기 상생사업을 통해 공급망 전반의 탄소중립 역량을 제고해야 하고, 정부는 CBAM 진행경과를 면밀히 살펴 기업의 피해가 없도록 제도 본도입 이전까지 EU당국과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