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이자지원금은 전세보증금의 일부가 아니기 때문에 세입자가 보증보험을 통한 전세금 반환을 요청할 시 집주인이 이를 제외하고 돌려줘선 안 된다는 판단이 나왔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집주인과의 분쟁 가능성 등을 우려해 이자지원금을 빼고 전세금을 돌려줬다가 세입자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결국 전세금 전체를 반환하기로 했다. A씨는 2021년 2월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신축 오피스텔에 보증금 2억3900만원에 전세로 들어갔다. 공인중개사는 전세금이 높지만 집주인이 월 20만원씩 2년 치 전세대출 이자를 한번에 지원해준다고 소개했고 이에 A씨는 괜찮은 조건이라고 판단해 계약했다. 하지만 계약 만기가 다가올 즈음 집주인은 연락을 제대로 받지 않기 시작했다. 이후 입주민 단톡방은 순식간에 전세금을 돌려받기 위한 ‘대책위원회’ 모임이 됐다. 세입자들은 HUG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었지만 집주인이 277만원에서 1200만원까지 지급한 이자지원금을 세입자들이 받아간 수수료라고 주장하며 HUG에 이의를 제기했다. 임차인들이 이자지원금을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HUG에 보증금 반환을 청구했기에 돌려줘선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집주인이 이의를 제기한 후 HUG 서부관리센터는 지난 6월부터 세입자들이 받은 평균 853만원의 이자지원금을 제외하고 보증금을 반환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세입자들은 “이자지원금은 전세보증금과는 별개로 임대인이 전세대출을 유도하기 위해 준 돈이다”고 반발했다. HUG 본사는 피해 제보를 받은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질의서를 보내자 지난 9월 '이자지원금은 전세보증금의 일부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HUG 서부관리센터는 임차인들에게 임대인으로부터 이자지원금은 보증금의 일부를 반환한 것이 아니었다는 확약서를 받아오라고 요구했다. 이에 심상정 의원은 “HUG가 해야 할 일을 떠넘긴 것”이라며 “HUG가 그들에게 불가능하고 무리한 요구를 해 이자지원금을 포기하게 하려던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HUG는 오는 19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확약서 없이도 미지급 보증금을 반환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