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현실화에 해외 진출 사업 등 제동 걸릴 듯…고강도 구조조정도 단행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 과정에서 시세 조종 의혹을 받는 카카오 임직원들 중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19일 구속됐다. 배 대표가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카카오의 신사업 투자 진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과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혐의 내용은 중대하지만 구속 필요성 및 상당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배 대표 등은 지난 2월 SM 엔터 인수 경쟁자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억여원을 투입해 의도적으로 SM 엔터의 주가를 띄운 혐의를 받는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SM 엔터사 주식의 시세를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격(12만원)보다 높게 띄웠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자본시장법은 본인과 특별관계자가 보유하는 주식 등의 합계가 발행주식 등의 총수의 5% 이상이 되면 이를 5영업일 이내에 금융위원회 등에 신규 보고하도록 규정한다.
앞서 하이브와 카카오는 올해 초 SM엔터 인수를 둘러싸고 서로 공개매수 등으로 분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가 "특정 사모펀드 투자사의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졌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공개매수 등을 통해 지난 3월 28일까지 SM엔터 지분을 39.87%(각각 20.76%·19.11%)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됐다.
검찰과 특사경은 지난 4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 지난 8월에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사무실을 각각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를 벌여왔다.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카카오 공동체 주요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 간 해외 시장 공략을 비롯한 신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움직임까지 가시화되면서 내부 분란도 감지되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최근 추가 희망퇴직을 받는 등 고강도 인력 감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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