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폭로 김영호 의원 "대통령실, 폭로 전 알고 있어"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대통령실이 김승희 전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교 폭력 문제를 국정감사 질의를 통해 알았다고 밝혔다. 문제를 처음 제기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실이 이 사안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어 향후 진실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23일 언론 공지를 통해 "김승희 전 의전비서관 자녀 학폭 문제를 대통령실이 미리 알았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경기도교육청이 자료 제출 사실을 대통령실에 알려오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실은 김 전 비서관에게 어떠한 사전 보고도 받은 바 없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김영호 의원이 국감에서 관련 질의를 한 날 사건을 인지했고 당일 즉각 인사 조치했다"며 "이는 공직자로서의 지위가 진상 조사 등 이후 절차에 영향을 줄 가능성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경기도교육청 국정감사장에서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김 전 비서관 자녀 학폭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이후 김 전 비서관은 사의를 표명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곧장 사표를 수리했다.
대통령실은 "향후 경기도교육청 등 관련 기관에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막연한 추측에 근거한 의혹 제기를 자제해달라"고 했다.
야권에서는 대통령실이 김 전 비서관 자녀의 학폭 의혹을 사전에 파악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김 의원의 의혹 제기에 '꼬리 자르기식'으로 김 전 비서관의 사표를 빠르게 수리했다고 보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대통령실에서 제가 폭로하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 제가 국정감사 때 폭로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라며 "경기도교육청에서 자료를 주고 나서 피해자와 가해자 측에 국정감사용 자료를 제출했다고 전달했다. 김 전 비서관 측도 받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직기강 차원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하면 더 큰 비위나 어떤 사건이 나올 수 있으니 일이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했다고 본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보기 드물게 너무 신속하게 꼬리 자르기 하는 것을 보고 더 심각한 문제가 숨어 있다고 확신을 갖게 됐다"며 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 역시 서면브리핑을 통해 "김 전 비서관은 자녀 학폭을 조용히 무마하다 국정감사에서 들키자 '초고속 사표'를 던졌고, 대통령실은 꼬리 자르기 면직으로 덮었다"며 "학교와 교육 당국에 권력의 '외압'이 있었는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