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우디 공동성명 체결 "건설-인프라 협력 밝혀"
현대家 23억 추가 수주… 350억불 달성에 청신호
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사격 속에서 중동발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대한 건설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건설업계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에서도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350억 달러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양국의 관계 발전 방향 및 경제 분야의 다각적 협력 확대를 골자로 '한-사우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측은 이와 관련 "양국이 상호 투자를 더 확대할 여지가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건설 및 인프라 분야와 관련해서 양측은 "네옴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가 추진 중인 키디야, 홍해 개발, 로쉰 주택개발, 디리야 등 기가 프로젝트와 이에 연관된 인프라 산업의 성공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수 담수화 및 교통 분야에서도 "양국은 협력을 추진할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같이 했다"며 "사우디가 추진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서 금융협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중동 시장 진출에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사우디현지에 인프라 협력 센터를 개소하고, 네옴시티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4년 연속 해외수주 350억불 청신호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날 현재 기준 국내 기업의 해외수주액은 약 235억3138만 달러로, 전년 동기(224억1905만 달러) 대비 5% 상승했다. 특히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중동 시장에선 79억8510만 달러를 수주해 전체의 35% 상당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윤 정부가 해외수주 350억불 달성을 목표로 중동에서 적극적인 지원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하반기 연이은 빅딜이 예고되며 건설업계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함께 전날 사우디아라비아국영회사(이하 아람코)로부터 23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가스플랜트 증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삼성물산 또한 네옴 옥사곤 내 첨단건설 협력 MOU를 교환하는 등 사우디가 추진 중인 비전2030 관련 협력을 강화했다.
하반기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사우디 파드힐리 가스(현대건설·삼성엔지어링·GS건설·JGC 입찰 참여)의 상업 입찰 제출이 완료됐으며, 연말 또는 연초 수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요 3개 패키지의 규모는 각 13~18억 달러 수준이다.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인해 중동 지역을 둘러싼 긴장 수위가 고조되고 있으나,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상태에선 올해 목표치인 해외수주 350억 달러 달성이 기능할 것으로 봤다. 다만 글로벌 고금리 기조 속에서 정부의 수주 활성화 정책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기까진 시일이 걸릴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업체의) 주력 시장은 중동내에서도 사우디 또는 UAE(아랍에미리트)"라면서 "이스라엘의 경우 공사를 한두 개 할 수도 있겠으나 금액적으론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확전이 되면 그때는 여러 가지 파급이 생길 수 있겠지만 지금 상태에선 (유가 등을 고려해도) 건설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은 좋은 징조"라면서 "다만 이번 대통령 순방은 전방위적 협약이 많고 게다가 방산쪽 비중이 높은 듯하다"고 말했다. 또 "해외건설은 우리 기업이 계약서에 도장까지 찍어야 실적이 올라가는 것"이라면서 "투자 약속은 핑크빛 미래처럼 보이긴 하나 막상 실적으로 기록되는 것은 어느정도 규모로 계약을 체결해 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