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 여부를 잠정 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홍익표 원내대표는 "한 장관보다 우선 순위로 탄핵할 분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포함해 몇몇 장관급 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민주당이 한 장관의 총선 출마설을 의식해 탄핵 순번을 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 원내대표는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감이 끝났는데 이제 (한 장관 탄핵) 논의를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한 장관 외에도 여러분의 문제를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에게 무리한 정치 수사 등을 이유로 한 장관을 파면하라고 요구하면서, 파면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10월 국감 이후 탄핵소추안 발의를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아직 한 장관을 탄핵하겠다고 결정한 건 아니다"면서 "도리어 한 장관보다 좀 더 우선 순위에 있는 분도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여러분이 여러 장관을 말하나"라는 질문에 홍 원내대표는 "몇몇 분들"이라며 탄핵 대상자들이 장관급 인사들을 의미한다고 시사했다.
정치권에서는 홍 원내대표의 발언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포함한 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에도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 명의의 성명을 통해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부당하게 해임했던 방통위의 위법성이 확인됐다"며 "위법을 초래한 이동관 위원장은 물러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또 홍 원내대표는 "그런 분들에 대해 지금 내부적으로 TF에서 검토 중에 있다"면서 "법률 위반 행위가 있는지 꼼꼼하게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단행할 것"이라며 현재 검토 단계에 있음을 밝혔다. 아울러 "(검토 중인 모두를) 다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며 "검토 중인 몇 분 중 일부일지 다일지는 상황에 따라 결론짓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동훈 탄핵'이 미뤄진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유력해진 것이 배경에 있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한 장관이 출마한다면 민주당이 총선에서 '정권 심판'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때처럼 탄핵이 기각되면 역풍이 불 수 있기에 당 내에서 '탄핵 회의론'이 제기되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