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생화학 테러 위협 고조… 질병청-GC녹십자, 방어선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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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균' 생화학 테러 위협 고조… 질병청-GC녹십자, 방어선 구축한다
  • 이용 기자
  • 승인 2023.11.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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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 탄저, 사망률 100%… 현재 백신 및 치료제 없어
질병청-GC녹십자, 탄저에 대한 치료용 항체 개발
가격 경쟁력 갖춘 국산 제품 생산 목표
질병관리청은 생물테러 등 국가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관련 백신의 국내 개발, 생산 자급화를 도모하고 있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생화학 테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질병관리청과 GC녹십자가 대표적인 생화학 무기인 탄저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GC녹십자와 협력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초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GC1109)’을 대테러 위기대응 의약품으로 상용화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탄저백신은 기존 개발된 백신이 갖는 문제점을 개선해 더 안전한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으로 개발한 세계 최초 사례다. 기존 백신은 미량의 잔존 탄저균 독소인자에 의해 부작용 유발의 가능성이 있었다.
탄저균은 생산 접근성이 낮고 사망률도 높아 대중들에게 가장 인지도가 높은 생화학 무기다. 실제 2001년 9.11 테러 이후 우편물을 이용한 탄저 테러가 발생, 이 과정에서 11명의 환자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한 사례가 있다. 토양매개 세균인 탄저균에 감염되면 급성 열성 전염성 감염 질환인 탄저병에 걸리게 된다. 인수공통 전염병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탄저병의 형태에는 피부, 흡입, 위장관 탄저 등 세 가지가 있는데, 증상은 노출 및 감염 경로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소화기 감염의 경우 발열 및 심한 복통이 나타난다. 위장 감염 시 사망률이 25~60%에 달한다. 통상적으로 말기암 환자의 5년 내 생존율이 20% 정도인 것에 비해 사망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문제는 호흡기로 감염되는 경우다. 흡입 탄저의 사망률은 거의 100%에 달한다. 호흡기 탄저병은 테러가 아니라면 거의 발병하지 않는데, 이런 특성으로 인해 생물학적 무기로 쓰이는 형편이다. 탄저병의 무서운 점은 이렇다할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치료방법은 항생제이다. 그러나 항생제 치료 전에 탄저균에 의해 체내에 분비된 독소는 항생제로는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탄저 독소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이를 중화할 수 있는 항체 치료제가 필요하다.
피부 탄저병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중증 패혈증과 뇌수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위장관 탄저병의 경우 패혈증 및 쇼크로 진행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흡입 탄저병의 경우 항생제도 효과가 없다. 3~5일 이내에 빠르게 호흡 부전 및 쇼크로 진행해 사망할 수 있다. 잠복기는 대체로 7일 이내이나, 60일까지 잠복기가 계속되기도 한다. 초기에는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세가 나타난다. 호흡기 감염의 경우 초기에는 감기나 폐렴 같은 호흡기 감염의 일반적인 증상이, 소화기 감염 시에는 발열 및 복통이 나타난다. 탄저병의 예후에는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한데, 초반 증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겼다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탄저균은 감염 경로가 다양하고 배양 또한 그리 어렵지 않아서 비대칭전력의 핵심인 생물학무기로 크게 각광 받고 있다. 최첨단 과학 기술이 필요한 미사일이나 대형 제조 시설을 갖춰야 하는 총기, 천문학적 비용이 소모되는 핵무기와 비교했을 때 제조비용이 매우 값싸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중동의 테러 세력과 북한 등 자본력이 부족한 곳에서 탄저 등 생화학 무기를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지속되면서 생물학 병기가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탄저균 등 생화학무기에 대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백신을 개발하는 등 의료 안보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미국 FDA 승인을 받은 탄저 치료용 항체는 모두 외국 제품들로, 단가가 높고 국내에서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 가운데 한국 또한 고조되는 탄저 테러에 대한 위기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관련 백신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국산 제품이 생산 가능하게 되면 국내 자연발생 및 생물테러에 의한 탄저 치료제로 개발․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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