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10% 감축·현역 20% 공천 배제"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결단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현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평가를 진행,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들을 다음 총선 공천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할 것을 촉구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3일 여의도 당사에서 3차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혁신위는 1호 안건으로 당 내 화합을 위한 징계 일괄 취소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전날 지도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전 대표,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철근 전 당 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가 취소됐다. 이날 2호 혁신안은 당 지도부와 중진이 총선 불출마를 하거나, 수도권 출마를 요구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인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국민을 위한 희생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은 위기다. 바로 잡기 위해서는 희생의 틀 아래에서 결단이 요구된다"며 "지도부나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수도권과 같은 어려운 곳에서 출마하는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국민이 희생하고 정치하는 분들은 많은 이득을 받았다"며 "이제는 국민에게 모든 것을 돌려주고 정치인이 결단을 내려 희생하는 새로운 길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는 혁신위의 '2호 안건'에 정식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이에 대해 "이 내용은 혁신위가 공식 의결한 것은 아니지만,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인 위원장이 먼저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위는 또 △국회의원 10% 감축 △불체포 특권 전면 포기 당헌·당규 명문화 △국회의원 세비 삭감 및 구속 시 세비 전면 박탈, 본회의·상임위원회 불출석 시 세비 삭감 △현역 의원 평가 후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을 제시했다.
김 혁신위원은 불체포 특권 포기와 관련해 "현역 의원은 서약서를 작성해 당에 제출하고, 추후 당헌·당규에 명문화하도록 했다"며 "공직 후보자의 경우 공천 신청 시 포기 서약서를 작성 제출하는 것을 의무화하도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세비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다시 책정해 삭감하라고 요구했다. 국회의원이 구속 수사를 받게 되면 세비를 모두 박탈하고,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원회 불출석 시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라 세비를 삭감하도록 했다. 특히 현역 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 요구에 대해선 "현역 의원 등 선출직에 적절한 평가 후 하위 비율 20%에 대해 공천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