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어나는 부채, ‘줄도산’ 스노우볼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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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어나는 부채, ‘줄도산’ 스노우볼 되지 않으려면
  • 김혜나 기자
  • 승인 2023.11.0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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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상흔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전선’에 놓인 소상공인들, 그리고 중소기업의 깊은 시름을 보면 알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기회복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복합적인 경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소비 둔화, 고금리, 고물가 등의 문제로 이들의 경영 상태는 악화되고 있다.

이에 기업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시장의 자금난은 심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상반기말 1043조2000억원에 달한다. 연체액은 7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중소기업 대출 역시 지난해 7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많은 6조4000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4분기 0.25%에서 올해 들어 1분기 0.31%, 2분기 0.33%로 계속 올라가는 중이다. 기업들이 빚을 갚을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영업이익으로 금융기관에 이자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 이른바 ‘좀비기업’도 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347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17.5%가 한계기업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중소기업 및 2023년 하반기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의 경영 애로요인 1순위는 원자재 가격 상승(51.0%)이었다.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최우선 경영 전략으로 비용절감, 구조조정 등 경영 내실화(44.2%)를 꼽았다. 환율변동 등 경영리스크 관리(21.6%), 시장 점유율 확대 등 외형성장(18.2%)이 뒤를 이었다. 금융 위기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중소기업의 도산 위기를 막아야 한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도산은 협력업체들의 도산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 대응 금융 조치 만료 이후 기업의 도산이 급증할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기업 구조조정제도들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의 기업 구조조정 수단은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으로 나뉜다. 법정관리는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통합도산법)’에 의거해 법원이 제3자를 관리인으로 지정, 모든 채무는 동결된다. 워크아웃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의거해 채권 금융기관들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금융기관의 채무만이 동결되며 채권단의 75%가 동의하면 가능하다. 현장에선 현행 워크아웃의 채권 금융기관 주도보다는 채무자·채권자·위원회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조정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제3기관의 관여를 통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서 중립된 입장을 지키며 공정하게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이 도산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기업 구조와 경영 개선을 통해 부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기업 회생 전문가의 체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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