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시 일부노선 평일 운행률 53.5% 급감… 출퇴근 대란 우려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오는 9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사가 막판 협상을 진행한다.
8일 공사 등에 따르면 사측과 서울교통공사노조 연합교섭단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최종 교섭을 속개하기로 했다.
이번 교섭의 핵심 쟁점은 인력감축이다. 사측은 대규모 적자에 시달려온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조 측은 인력감축 문제만 해결되면 다른 문제는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적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26년까지 전체 정원의 약 13.5% 수준인 총 2021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의 경영혁신안이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사측이 제시하는 인력감축과 안전업무 외주화는 지하철과 시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감축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공사와 노조 연합교섭단은 지난 7월 11일 1차 본교섭부터 10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교섭이 결렬됐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2차례 조정회의도 성립하지 않았고 공사 내 모든 노조가 참여한 파업 찬반투표는 찬성 73.4%로 가결됐다. 이달 2일 두달만에 열린 본교섭은 양측이 입장만 재확인하고 40분만에 정회해 이날 최종교섭에 나서게 됐다.
양측은 실무진 간 협의를 이어오고 있으나 이견 차가 쉽사리 좁혀지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전날 노조 한 관계자는 “입장차를 좁혀보자, 대화를 해보자 이럴 때 시간을 더 쓸 수 있는 부분인데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진 않는다”며 “핵심 이슈인 인력감축만 정리되면 나머지는 다 대승적으로 합의가 가능한 부분인데 현재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3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서울교통공사 파업과 관련한 질문에 “서울교통공사 경영합리화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노조는 오 시장을 비롯한 시와의 직접 대화를 위한 면담을 요구했으나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역시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정부 때 비핵심 인력이 정규직화된 게 많기 때문에 안전과 관련 없는 부분은 자회사로 돌리겠다”며 “경영쇄신안에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연합교섭단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와 공사의 전시성, 실적성 인력감축과 안전업무 외주화는 시민과 지하철의 안전을 위협하며 시민서비스가 저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이 추진하는 상시‧지속‧안전업무 외주화에 대해 지난 2016년 구의역에서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던 중 사고로 숨진 김군의 사례를 언급하며 시민과 지하철 안전을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공사와 연합교섭단의 최종 협상이 결렬될 경우 노조는 9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에 돌입한다. 지난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파업이다. 다만 작년의 경우, 양측이 파업 첫날인 11월 30일 밤 협상을 타결하면서 하루 만에 파업이 종료됐다.
앞서 양측은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와 체결한 필수유지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운행률은은 평일 53.5%(1호선)부터 79.8%(5~8호선)으로 유지된다. 공휴일은 1~8호선 모두 50%다.
총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출퇴근 대란을 비롯한 시민 불편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공사는 필수 유지인력과 파업 불참 인력, 대체인력을 확보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파업에 따른 안전 위협요소를 점검하기 위해 안전관리본부 대책반을 24시간 가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