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콜롬비아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그의 대표작 <백년의 고독>은 남미(南美)를 상징하는 ‘마콘도(Macondo)’라는 가상의 마을에서 일어나는 부엔디아 가문의 7대에 걸친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와 현실을 특유의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풀어낸 마르케스는 이 작품으로 1982년 노벨상을 받았다.
소설 <백년의 고독>을 사진과 음악으로 재구성한 작품이 <마콘도의 그림자>다. 콜롬비아 사진작가 오스카 페르펠이 카리브해 연안에서 찍은 실경 인물 사진에 스페인 피아니스트 마리아 호세가 연주하는 클래식 음악으로 구성된 ‘전시공연(expo-concert)작’이다. 말 그대로 전시와 공연이 어우러지는 장르다. 지난해 노벨상 수상 40주년 기념으로 기획돼 호평을 받자 콜롬비아의 새로운 문화콘텐츠가 됐다.
<마콘도의 그림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원장 정길화, 이하 진흥원)이 주관하는 쌍방향 국제문화 협업지원 사업 <Kore‧A‧Round culture : 코리아라운드 컬처*>의 일환으로 선정됐다.
한국과 콜롬비아의 문화교류 프로그램으로 한국 초연인 이 작품은 지난 11월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동아트센터와 춘천 봄내극장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국내 공연에서는 한국 해금 연주자 김남령이 협연으로 참가했다.
코리아라운드 컬처(Kore‧A‧round culture)는 인·아웃바운드 행사개최를 의미하는“라운드 컬처(Round Culture)”와 한국을 중심으로 문화교류가 진행된다는 의미의 "코리아+어라운드(Korea+Around)"를 결합한 쌍방향 국제문화협업 지원사업을 뜻한다.
한국과 콜롬비아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쌍방향 협업은 지난 9월 콜롬비아 보고타 및 메데진 시에서 양국 간의 아티스트 협업 프로젝트를 한국문화주간에서 선보인 바 있다.
공연에서는 12개의 피아노 연주곡과 작품에 대한 내레이션이 끝날 때마다 사진작가 오스카 페르펠의 작품들이 비춰지며 피아노 연주곡과 함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음악은 드뷔시, 슈베르트, 쇼팽 등의 작품에서 선곡한 연주곡으로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삶을 느낄 수 있다. 연주가 끝나면 관객들이 무대에 전시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새로운 스타일의 ‘전시공연’이다. 아시아이베로아메리카문화재단과 강동문화재단이 함께 준비했다.
11월 3일 초연에서는 알레한드로 로드리게스 콜롬비아 대사, 카를로스 페냐피엘 멕시코 대사, 알바로 보레가 스페인 공사 등이 참석하는 등 주한 스페인어권 대사관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소설 <백년의 고독>을 번역한 조구호 외대 교수도 참석했다.
진흥원 정길화 원장은 “중남미문학의 기념비적인 명작 <백년의 고독>을 ‘전시공연’이라는 장르로 감상할 수 있어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작품으로 한국과 콜롬비아 양국 아티스트 간의 문화교류와 협업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흥원은 콜롬비아를 비롯해 호주, 프랑스 등 9개국 문화예술인과 다양한 <2023 Kore‧A‧Round Culture : 코리아라운드 컬처>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