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바야흐로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다. 친환경-전동화 흐름이 거세지면서 각국의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개발-출시에 몰두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대수가 늘면서 ‘폐배터리’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평균 수명은 7년으로 곧 폐배터리도 급격하게 늘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올해 7000억원에서 2030년 12조원, 2050년 6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SNE리서치는 세계 전기차 폐차 대수가 2025년 56만대에서 2040년 4227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발생하는 폐배터리 용량도 동기간 42GWh에서 3339GWh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처럼 폐배터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배터리 재활용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 재활용은 재사용이 불가능한 폐배터리를 분해하고 용해해서 배터리에 쓰이는 원재료를 추출하고 다시 양극재 생산 단계에 투입해 새로운 배터리를 만드는 과정이다. 추후 급증할 전기차 보급대수를 고려한다면 필수적인 부분이다.
업계에 따르면 100kWh 폐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의 약 40%에 달하는 탄산리튬 59.4㎏, 코발트 9.4㎏, 니켈 75㎏이 추출 가능하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전기차 공급망 확보 등을 통한 원가 절감에 큰 영향을 끼친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할 만큼 핵심적인 부품이다.
세계 리튬의 60%는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3개국에 매장돼 있다. 이들은 리튬의 수요가 높아지자 국유화를 단행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어 추후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는 2030년부터 리튬 공급난이 시작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배터리 재활용은 전동화 시대에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공급망에 구애 받지 않으면서 기존 대비 저렴한 가격에 배터리를 유통시킬 수 있어서다. 이는 전기차 가격을 하락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시장을 더 활발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재활용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피해갈 수 있다.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광물로 미국에서 새 배터리를 만들면 ‘미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재정적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