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中企 구조조정제도 재정비 시급…‘도미노 파산’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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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中企 구조조정제도 재정비 시급…‘도미노 파산’ 막아야
  • 김혜나 기자
  • 승인 2023.11.14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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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위기 직면한 기업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재입법 논의 서둘러야
중소기업의 ‘줄도산’을 막기 위해 구조조정제도를 재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중소기업의 ‘줄도산’을 막기 위해 구조조정제도를 재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최근 고금리, 고물가 등 경제 악화로 중소기업의 도산이 급증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의 ‘2022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42.3%, 즉 10곳 중 4곳은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의 일명 ‘좀비기업’이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이 한 해 동안 번 돈으로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좀비기업의 비중은 고금리 기조 지속 등의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인해 지속 상승 중이다.

파산하는 기업도 늘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전국 어음 부도금액 현황을 보면 올 들어 8월까지 어음부도액은 3조6282억원으로 2015년(연간 4조6361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법인 파산 접수 건수는 올해 8월까지 집계분만 103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6% 급증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와 고금리·고환율·고물가가 지속되며 기업들은 그 규모와 관계없이 복합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대응력이 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더 큰 위험에 놓였다.

이는 파산 신청한 법인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총 1213건이다. 작년(1004건)보다 20.8%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빚이 많아져 채무를 변제할 수 없을 때, 기업은 재산을 현금화해 채권자에게 나눠주고 회사를 접는 ‘기업 파산’ 절차를 밟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및 2023년 하반기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의 경영 애로요인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51.0%)이라고 답했다. 올 하반기 최우선 경영 전략엔 비용절감, 구조조정 등 경영 내실화(44.2%)를 꼽았고, 환율변동 등 경영리스크 관리(21.6%), 시장 점유율 확대 등 외형성장(18.2%)이 뒤를 이었다.

워크아웃을 관할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은 지난달 15일부로 효력을 다했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신규 자금지원이 장점이다. 다만 관치금융 수단이 되거나 워크아웃에 찬성하지 않은 채권자의 재산권 침해 등 위헌성을 둘러싼 논란이 있다. 그럼에도 중소기업계는 기업 선택지를 다양화하기 위해선 기촉법의 재입법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기업 중 ‘옥석’을 가려 퇴출시키는 구조조정 절차를 밟아야 전체 경제에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구조조정 제도는 법원이 주도하는 공적 구조조정 제도인 ‘회생절차’와 채권금융기관 주도로 이뤄지는 ‘워크아웃 제도’가 있다. 금융안정위원회(FSB),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 등은 기업이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끔 다양한 절차를 마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은 기업회생절차 진행을 위한 비용부담, 보유자금 소진 후 회생절차 신청으로 조기대응 실패, 회생절차개시신청 당시 부도 우려 또는 정보부족 등으로 전문가 자문 및 적절한 회생계획 수립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중소기업계 현장의 증언이다. 기업 구조와 경영을 개선하더라도 부실에서 벗어나기보다는 파산을 택할 수밖에 없는 기업들이 많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 당시 국가별로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 채무 유예 등의 신속한 금융 조치를 취함으로서 도산 건수가 크게 늘지는 않았으나, 경제계는 해당 금융 조치가 완료되는 시점에 기업의 도산이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월드뱅크와 IMF 등도 각국의 코로나 팬데믹 대응 금융 조치 만료 이후 기업의 도산이 급증할 것을 대비해서 선제적으로 구조조정 제도를 정비할 것을 강조해왔다.

이에 일본의 중소기업활성화협의회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들은 중소기업에 한해 개별 지원팀을 구성, 맞춤형 회생지원을 한다. 중소기업활성화협의회는 제 3자의 중립적인 입장에서 중소기업의 채무조정과 재생 계획을 지원하고, 과정에서 드는 비용 중 3분의 2를 국가에서 부담해 기업의 부담도 줄였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제3자 중소기업 맞춤형 채무조정 절차는 중소기업이 파산하기 전 다양한 방식으로 채무조정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회생절차와 워크아웃의 장점을 융합한 신속한 회생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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