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석유기업 엑슨모빌, 2026년 리튬 채굴 사업 목표
정유업, 탄소중립에 미래 불투명…유가등락에 널뛰기 실적
정유 4사, 폐플라스틱 재활용·석유화학·바이오 신사업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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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미국 최대 에너지 기업 엑슨모빌이 2026년 리튬 채굴을 목표로 삼았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채굴에 미국 굴지의 석유기업이 뛰어드는 것이다. 염수호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작업은 원유 시추 및 배관 추출, 가공 작업에 노하우가 있는 석유기업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엑슨모빌이 다른 화석연료 생산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하는 압력에 직면했다”고 했다.
엑슨모빌처럼 원유에 의존하는 석유·정유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업황 예측이 불확실성하고, 미래마저 불투명한 기름장사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새로운 사업 확대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국내 정유업계도 사업 다각화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는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으로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SK이노는 SK울산콤플렉스(CLX)에 총 5조원을 투자해 친환경제품 생산을 확대한다. 대표적인 사업이 열분해 공장 건설이다. 여기에 SK이노는 생활폐기물을 가스화해 합성원유를 생산하는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에도 2000만달러(260억원)를 투자했다. 또한 SK이노는 SK지주회사와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설계기업 테라파워에 3000억원을 투자했다. 에쓰오일도 ‘샤힌 프로젝트’로 친환경 에너지·화학 기업 대전환을 가속화한다.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 9조2580억원을 투자했다.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비중은 현재 12%에서 25%로 2배 이상 확대된다. GS칼텍스도 지난해 11월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준공해 석유화학 분야를 확장했다. MFC 시설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조7000억원을 투자했다. MFC시설 준공을 통해 연간 에틸렌 75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 프로필렌 41만톤, 혼합C4유분 24만톤, 열분해가솔린 41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HD현대오일뱅크도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 설비인 HPC를 준공해 친환경 화학 소재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HPC프로젝트는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이 3조원 이상을 투자한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이다. 화이트 바이오 사업도 HD현대오일뱅크의 미래사업 중 하나다. HD현대오일뱅크는 기름찌꺼기, 폐 식용유, 땅에 떨어진 팜 열매 등 비식용 자원을 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 정유사들이 신사업 투자에 적극적인 이유는 정유업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 세계 탄소중립 요구에 정유업은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불투명한 상태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수요 변수와 중동지역 원유 산유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부문의 불확실성도 정유사업의 불안정성을 높인다. 정유사들은 이러한 이유로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널뛰기’ 실적을 거두는 구조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정유사의 호황에만 초점을 맞춰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저유가에만 수천억원의 적자를 보는 정유사의 상황은 무시하고, 고유가로 수익을 내는 정유사의 일면(一方面)만 보는 것이다. 올해의 경우에도 정유사들은 2분기 손실을, 3분기엔 이익을 거뒀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