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경미한 증세… 팬데믹 수준 우려 없어
예방백신이 없어 개인위생수칙 준수 중요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중국 일부 도시에서 유행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이 국내서도 확산돼 보건당국이 주의를 촉구했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입원환자가 최근 4주간 약 2배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10월 3주 102명이었던 입원환자는 11월 2주 226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소아를 포함한 학동기 아동(1~12세)이 입원환자의 79.6%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11월 2주 기준 입원환자 연령분포를 보면 7-12세는 111명으로 전체의 49.1%다. 1-6세는 69명(30.5%), 19-49세 17명(7.5%), 13-18세는 14명(6.2%), 65세이상은 7명(3.1%), 0세와 50-64세는 4명씩이다. 질병청은 소아 및 학령기 아동의 감염예방을 위한 개인위생수칙 준수가 당부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제4급 법정 감염병이다. 국내의 경우는 3~4년 주기로 유행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유행이 찾아오는 인플루엔자, 수족구병 등과 같은 등급이며, 최근 등급이 하락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도 함께 분류돼 있다. 총 입원환자수는 2019년 1만3479명이었고, 그보다 앞선 2015년에는 1만2358명이 발생한 바 있다.
해당 질병은 몇 개월 전부터 이미 중국의 베이징 등 일부 도시의 아동들 사이에서 확산된 바 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 아동병원 측은 9월부터 베이징 아동병원 발열 및 기침 클리닉의 일일 외래환자 수가 증가했으며 약 20%의 아동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에 지난 14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감염의 특징을 소개했다. 베이징 호흡기 질환 연구소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올해 유행에서는 3세 이하 어린이도 감염돼 연령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현지에선 감염이 의심되는 자녀들을 위해 일부 부모들이 인터넷의 조언에 따라 자녀에게 아지스로마이신을 투여하는 등의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 보건당국은 “약물 남용은 일부 부작용, 특히 장기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아지스로마이신은 처방약이므로 의사나 약사의 지도하에 사용해야 한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호흡 분비물이 호흡기를 통해서 전파되며 잠복기는 평균 12~14일 정도다. 학동기 아동에서 가장 높은 발생 빈도를 나타내며 5~9세, 9~15세 폐렴의 33%, 70%의 빈도를 차지한다. 발생 연령 분포는 3~10세 사이가 80% 이상을 차지하며 남녀 발생비에는 차이가 없다.
주증상으로는 심하고 오래 계속되는 기침과 38℃ 이상의 발열이다. 처음에는 마른 기침이지만 점차 진행돼 발병 2주 동안 악화한 뒤 가래가 섞인 기침을 하게 되고 3~4주 후에는 기침을 비롯한 증상이 대부분 사라진다. 대개 증상이 진찰 소견보다 심하게 나타나며 약 30~40%의 환자에서 구토, 복통, 피부 발진 등의 폐 외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증세가 비교적 가벼워 입원이 필요한 경우는 드물지만 간혹 항생제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치료는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를 제1선택으로 하고, 테트라사이클린계, 세팔로스폴리계에도 감수성이 있다.
치료제도 있으므로 코로나19와 비교하면 국제적인 팬데믹으로 번질 정도로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다만 예방 백신이 아직 없고, 아동들이 걸릴 확률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인플루엔자 및 다른 호흡기 감염증과 중복 감염이 발생 시 일부 사례에서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 의료기관 진료를 통한 조기진단 및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질병청은 유효한 예방 방법으로 개인위생수칙 준수와 감염자의 격리라고 강조했다. 해당 질병은 환자의 기침, 콧물 등 호흡기 비말 또는 환자와 직접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같이 생활하는 가족이나 보육시설, 기숙사 등 집단시설로부터 전파가 일어나므로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등교·등원을 자제하고 집에서 휴식할 것이 권고된다.
질병청 측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예방 백신이 없어 개인위생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올바른 손씻기와 기침 예절을 준수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향후 질병청은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 등 공동생활을 하는 공간에서는 식기, 수건, 장난감등의 공동사용을 제한하고, 소아, 학령기 아동들의 호흡기 증상 발생 여부를 관찰해 적시에 의료기관을 방문할 것이라며 방역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