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광주 중심 '3축 메가시티' 제시
野 '총선용' 비판에 "이재명, 대선 때 공약"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문장원 기자 |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5선 조경태 의원이 서울‧부산‧광주를 주축으로 하는 '3축 메가시티'가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할 핵심 정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방 대도시 중심으로 주변 도시들을 하나의 강력한 행정망 안으로 통합시킨 '메가시티'가 과거 '새마을 운동'처럼 국가 패러다임을 바꿀 정책이라는 것이다. 특히 "도시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며 지방 소멸, 일자리, 저출산 등 국가 미래와 연결된 문제에 '메가시티'가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메가시티'에 대한 질문에 "절박하다"고 답했다. 그는 "저출산으로 한국이 사라진다고 하지 않나. 저출산 대책은 전면 재수정해야 한다"며 "메가시티를 통해 여러 가지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서울·부산·광주를 주축으로 한 '3축 메가시티'다. 지방에서 서울에 대항할 메가시티가 형성되면 좋은 기업들이 들어오고, 좋은 일자리들이 만들어지면서 젊은 세대들의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1세대 새마을 운동으로 이만큼 발전했다"며 "새마을이 영어로 '뉴 빌리지 무브먼트(New Village Movement)' 아닌가. 2세대는 이것을 뛰어넘는 '뉴시티'"라고 강조했다.
또 메가시티 최소 인구 규모로는 '500만명'을 제시했다. 그래야 자족적인 도시의 기능이 가능하고, '규모의 경제'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노르웨이나 덴마크 같은 나라 인구가 500만명이 조금 넘는다"며 "최소 500만명은 돼야 안정적으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고, 규모의 경제도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내년 총선을 겨냥해 급조됐다는 야당의 비판에는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메가시티 비전 발표를 한 적 있다"며 "공약은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 대선 때 했던 약속을 왜 안 지키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나온 이야기"라며 "대한민국 발전과 미래를 대비하는 훌륭한 어젠다이기 때문에 여야 할 것 없이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조기 해산된 혁신위원회와 관련한 당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주류 불출마‧험지 출마' 혁신안에 "현실적인 고민이 부족했다"며 "'묻지마식' 불출마, 험지 출마 요구는 당에 도움이 안 된다.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혁신위를 띄운 것 아니겠나. 패배하는 혁신은 진정한 의미의 혁신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조 의원과의 일문일답.
-당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장을 맡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중진이고, 전문성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취지인 것 같다. 제 지역구가 부산 사하구다. 지하철 1호선 연장 당시 부산시장이나 다른 정치인들이 다 안 된다고 했을 때 그 사업을 성공적으로 시민들과 함께 성사시킨 성과가 있다. 이런 것들이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
-지역 균형 발전은 오래된 정치권의 화두이지만, 야권에선 총선을 겨냥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왜 지금 '메가시티'를 추진하나.
야권이 기억을 다시 더듬어 봤으면 좋겠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메가시티에 대해 본인이 비전 발표를 한 적 있다. 그 공약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 대선 때 했던 약속을 왜 안 지키나. 그걸 비판해야 한다. 또 지금 나온 이야기가 아니고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왔다. 정쟁으로 내몰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발전과 미래를 대비하는 훌륭한 어젠다이기 때문에 여야 할 것 없이 동참해야 한다.
-메가시티를 '제2의 새마을 운동'에 비유했다.
절박하다. 지금 저출산으로 한국이 사라진다고까지 하지 않나. 그 정도로 출산율이 낮고, 국가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 15년 간 저출산 해결에 280조원이 들어갔다. 그래서 출산율이 높아졌나. 더 떨어졌다. 저출산 대책은 전면 재수정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보육 정책이 가장 우수한 나라인데 저출산 원인 진단을 제대로 다시 해야 된다.
이는 메가시티를 통해 여러 가지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좋은 기업들이 들어오고, 좋은 일자리들이 만들어진다. 희망이 생기기 때문에 결혼도 하고 애도 낳게 되는 것이다. 그 지역에 자족 도시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수요와 공급 생산과 소비, 경제적인 부가 창출될 수 있다.
도시 간 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지방 도시들도 메가시티를 해야 한다. 서울·부산·광주가 '3축'이다. 새마을 운동이 우리나라를 이만큼 선진국으로 발전시켰다면 다음은 메가시티를 통해 새로운 도시 체계를 변화, 발전시켜 청년들한테 희망을 주고 좋은 일자리를 줘야 한다. 우리는 1세대 새마을 운동을 통해 이만큼 발전했다. 새마을이 영어로 '뉴 빌리지 무브먼트' 아닌가. 2세대는 이 것을 뛰어 넘는 '뉴시티'다.
-특위에서 추진하는 '행정통합 특별법'에 담길 내용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최고 책임자인 시장이 강력한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토를 개발할 수 있는 재량권, 조세 감면 등이다. 기업을 유치하려면 메리트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메가시티에 맞게 자율적으로 그린벨트도 일부 해제하고 조세 감면 권한을 일부 부여하면 좋은 기업도 유치할 수 있다. 엄청난 발전을 가져올 수 있고, 일자리로도 이어진다.
-민주당도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메가시티는 찬성하는 것 같다. 다만 서울도 더 커지면 결과적으로 '균형 발전'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이 얼마만큼 큰지 민주당에 물어보라. 대한민국에서나 가장 큰 서울이지, 세계 속에서는 작다. 뉴욕‧런던‧파리‧도쿄‧베이징 등 5대 세계 도시와 비교해야 한다. 다른 나라는 왜 대표 도시들을 키우나. 그 나라 대표 도시가 국가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5대 세계 도시들 공통점은 모두 메가시티를 하고 있다. 세계적인 흐름은 도시 경쟁력을 국가 경쟁력으로 보는 것이다.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서울이 더 분발해야 한다. 서울이 국제 도시 순위로 14위 수준인데 더 경쟁력을 높여 세계 5대 국제 도시로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부산‧광주‧대구‧대전 등 광역 도시들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메가시티를 해야 한다.
-최근 강기정 광주시장을 만나 '인구 500만명' 이상 메가시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나 덴마크, 핀란드 인구가 500만명이 조금 넘는다. 그 정도면 국가 수준으로 도시를 경영할 수 있고, 자족 도시가 가능하다. 안정적으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다는 소리다. 부산 인구가 300만명인데 규모를 더 키워 '규모의 경제'를 해야 한다. 사람들이 서울로 몰리는 이유도 '규모의 경제'가 되기 때문이다. 광주 서남권은 500만명, 부산‧울산‧경남이 800만명 도시로 합쳐 '규모의 경제'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방이 살아날 길이 없다.
-'부울경'은 메가시티로 추진됐다가 좌초된 바 있다. 지역 민심은 메가시티에 긍정적인가.
메가시티에 대한 설명이 덜 된 상태에서 추진하니까 성공할 수 없었다. 일종의 '하향식'이었다. 지금은 '상향식'으로 해야 한다. 메가시티를 안 하면 지방이 소멸한다는 것을 느끼고 민주적인 의사 결정을 통해 추진해야 한다. 김포가 좋은 사례다. 김포 시민들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로 가는 것보다 서울로 편입하겠다는 요구가 있었다. 위에서 밑으로 찍어 누르듯 하는 정책은 시대 정신에 안 맞는다. 과거 민주당에서 했던 방식이 하향식이었다면 우리가 추진하는 것은 상향식이다.
-당 이야기를 해보자. 최근 해산한 혁신위원회와 지도부 간 갈등이 있었다. 총선 불출마·험지 출마 혁신안을 어떻게 생각하나.
혁신위가 초창기에는 잘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더 잘 그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지도부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 제대로 된 혁신안을 제시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결국 지도부와 소통이 안되다 보니까 약간의 불협화음이 있었던 느낌이 든다.
'묻지마식' 불출마, 험지 출마 요구는 당에 도움이 안 된다. 21대 총선에서도 수도권에 신진들을 출마 시켰고, 다 떨어졌다. 지역 주민들은 지역을 잘 모르면 안 뽑아준다. 정당 지지율도 어느 정도 받쳐줘야 된다. 지금처럼 중진, 특정 정치인한테 험지 출마하라는 것은 현실적인 고민이 부족했다고 본다. 혁신위를 띄운 이유는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지, 패배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나. 패배하는 혁신은 진정한 의미의 혁신이 아니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이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도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외연 확대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대전은 국민의힘이 1석도 없지 않나.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좋은 자원으로서 평가해야 된다. 대전의 정치 지형을 변화시키려면 좋은 분들을 영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총선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역할론'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여론을 들어보면 2030 세대에서 인기가 좋더라. 충분히 이번 총선에서 좋은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역할도 우리가 총선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하다.
-이준석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로 굳힌 듯하다. 총선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보나.
총선은 소선거구제다. 일정한 득표는 가능하지만 의석으로 이어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의석수 확보에 상당히 어려운 선거제도다. 성공해서 잘 되면 좋지만 현실의 벽은 그렇게 녹록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총선 승리를 위해 당장이라도 변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어쨌든 국정을 국민의힘이 책임지고 있다. 야당이 부족해도 존재를 인정하고 정쟁은 최소화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세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있나. 대신 청년 일자리‧저출산‧고령화 문제 등에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 미래 비전을 여당이 제시하고, 현재 경제 상황을 냉정하게 살피면서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인구소멸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정책이 메가시티라고 보기 때문에 당에서 관심 있게 추진해 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