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승진 규모 축소세 속에도 여성임원 발탁 규모는 유지·증가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국내 주요 그룹들이 여성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전반적으로 임원 승진 규모를 축소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여성 인재 발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들은 올해 정기 인사에서 여성 임원들들을 전진 배치하는 등 여성 임원 확대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그룹 중 가장 최근 정기 인사를 진행한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팀장을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8명의 여성 임원을 신규 선임했다. 특히 SK그룹은 매년 인사에서 다수의 여성 임원을 발탁하고 있다. 그 결과 그룹 내 여성 임원 수가 2021년 34명, 2022명 43명, 2023년 50명 등 꾸준히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인사에서 부사장 2명, 상무 6명 등 총 8명의 여성 임원이 승진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정기 인사 외에도 외부 영입을 진행하는 등 인재수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구글 자율주행차의 프로토타입(원형)을 직접 디자인한 인물로 유명한 안유정 디자인경영센터 담당임원(부사장)을 영입했다. 안 부사장은 LG전자에서 TV 등 가전제품 디자인을 담당하다 2006년 모토로라로 옮겨 휴대전화를 디자인했다. 모토로라가 구글에 인수된 뒤에는 구글팀에 합류해 최근까지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자율주행차 자회사인 웨이모에서 자율주행차를 디자인했다. 지난해 첫 여성 부사장 두 명을 발탁했던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올해 인사에서 여성 부사장이 늘었다. 이소란 해외상품사업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LG그룹 역시 올해 전체 임원 승진자 규모가 축소된 가운데 여성 임원 발탁은 지난해와 같은 9명을 기록했다. 올해 인사에서는 이은정 ㈜LG 인사팀장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이외 8명은 올해 인사에서 처음으로 임원 자리에 오른 케이스다. 지난 2019년 초 29명 수준에 불과했던 LG그룹 전체 여성임원 수는 이번 인사로 61명으로 늘었다. 현재 LG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한 여성 리더는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한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와 박애리 HS애드 대표다. 롯데는 올해 인사에서 김소연 롯데AMC 대표의 신규 등용했다. 올해 인사로 롯데는 여성 CEO 수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롯데의 여성 CEO는 새로 합류한 김소연 대표와 기존 신민욱 롯데GFR 전무, 김혜주 롯데멤버스 전무 등 총 3명이다. 이밖에 롯데는 여성 상무보 다섯 명을 상무로 승진시키는 등 여성 리더십을 강화했다 롯데그룹은 향후에도 여성 임원 비율을 지속적으로 올리기 위해 여성 인재 발굴 및 임원 육성을 위한 노력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여성 리더 증가세는 향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기업들이 성별, 나이에 관계없이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인사를 진행하는 만큼, 능력 있는 인재라면 성별에 관계없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도 2025년 전후 100대 기업 안에서 여성 임원 수가 500명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