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원툴' 기업 탈피 덕…포스코퓨처엠, 비중 커질 전망
현 정부 경제 사절단 번번히 못 끼기도…19일 이사회 주목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포스코그룹이 차기 수장으로 적합한 인물을 추려내는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재임 중 그룹 규모를 성공적으로 키워내며 소액 주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현 최정우 회장의 세 번째 임기가 시작될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된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 공시 대상 기업 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포스코그룹은 재계 5위로 기록돼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주 회사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그룹이 보유한 자산 총액이 급격히 늘어나서다.
재작년까지 포스코그룹의 자산 총액은 96조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22조원 규모로 불어난 것은 포스코홀딩스가 물적 분할되면서 기존 철강 사업 회사 포스코 지분 보유분이 자산으로 인식됨에 따른 것이다.
지난 10월 13일 기준, 그룹의 시가총액은 올해 1월 2일 41조9387억원 대비 120.2%나 뛰어오른 92조3285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그룹이 이와 같이 급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배경은 최정우 회장이 '철강 원툴' 기업에서 탈피해 2차 전지 소재 사업 분야에 적극 투자했던 데에 있다. 포스코그룹은 친환경 미래 소재 대표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2030년까지 국내외에 총 12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2050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수소 사업 등에도 역량을 투입한다는 계획으로, 그룹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이의 일환에서 최 회장은 포스코케미칼로 하여금 핵심 사업 회사로서 포스코그룹의 새로운 미래 변화를 선도토록 하겠다는 포부를 담아 사명도 포스코퓨처엠으로 변경했다. 최근 2차 전지 사업은 △반도체 △미래 자동차 △로봇 등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사업 분야로 선정돼 포스코퓨처엠의 그룹 내 역할은 날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퓨처엠은 2030년 매출 43조원, 영업이익 3조4000억원을 냄으로써 글로벌 양극재 1위 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포스코그룹의 주요 상장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최 회장 체제어서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2013년부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외 기업 제품 중계 무역과 미얀마 중심의 해외 자원 개발을 해왔다. 또한 미얀마 가스전과 우즈베키스탄에 면방에도 투자해왔다.
현재는 자산 기반 트레이딩과 미얀마·호주 생산 가스전 기반 신규 가스전 탐사에 나서고 있고, 액화 천연 가스(LNG) 터미널과 발전, 신 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아울러 유지류·곡물·친환경 자동차 구동 모터 코어 생산·판매 등을 통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40조9000억원, 1조2000억원으로 10년 새 각각 2.4배, 7.5배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가총액 역시 13조9000억원으로 3배 가량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포스코그룹의 기업 가치를 대폭 키워낸 최 회장은 역대 최고 실적을 낸 만큼 포스코홀딩스의 지분 75.5%를 보유한 소액 주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3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한다. 실제 소액 주주들은 최 회장이 재차 회장직을 수행하길 바란다는 전언이다.
다만 과거 공기업이었던 포항종합제철이 민영화 된 형태로 남은 포스코그룹은 아직도 반관반민 기업이라는 인식 탓에 관치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는 지적이다. 최 회장은 문재인 정권 시절 포스코그룹 수장직에 오른 인물이고,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갈 때마다 경제 사절단에 끼지 못해 현 정부와의 불화설까지 나돌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최 회장의 3연임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 부호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재계 중론이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이사회 운영 규정 개편안을 마련함으로써 '현직 우선 심사제'를 폐지한다. 오는 19일에는 이사회를 개최해 최 회장을 포함한 당연직 후보 12명을 동일선상에 놓은 상태에서 차기 그룹 최고 경영자 선출 절차를 마치게 돼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