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김기현 대표의 사퇴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결정한 국민의힘이 비대위원장 인선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특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한지를 두고 찬반이 팽팽했다. 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새 비대위원장 인선 기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의총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의총에서는 20여 명 의원이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일부 의원들은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임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존 여의도 인사가 아니고, 지지율이 높은 한 장관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비대위원장에 적임자라는 것이다.
반면 한 장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비유하며 반대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현실 정치 경험이 없는 것과 대통령 최측근을 간판으로 내세우는 모양새가 좋지 않게 비칠 수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관 외에도 비대위원장 후보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이준석 전 대표가 거론됐다. 국민들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 중 중도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고, 당 내 화합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이 비대위원장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다양한 의견을 더 청취한 뒤 기준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윤 권한대행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직접 이름을 거명한 분도 있고, 기준을 이야기한 분들도 있는데 여러 가지 의견을 들었다"며 "그 기준에 맞는 분을 뽑는 데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앞으로도 듣겠다"고 말했다.
당헌 당규에 따라 1월 10일까지는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시켜야 하는 만큼 윤 권한대행은 주말 동안 의총에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여러 의견을 수렴해 비대위원장 인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