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주택 불황 당분간 지속… 대형건설사 "타분야 주특기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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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주택 불황 당분간 지속… 대형건설사 "타분야 주특기 살려라"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3.12.19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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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건설부문, 아레나·복합개발사업 '발군'
대우건설, 공공·해외 강화…토목·플랜트 증가
'원전·수소·지속 가능 항공유' 등 활로 확대
대형 아레나(Arena) 시공과 복합개발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한화 건설부문(舊 한화건설)이 시공한 세계 최대 규모 필리핀 아레나 내부 전경. 사진=한화 건설부문 제공
대형 아레나(Arena) 시공과 복합개발사업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한화 건설부문(舊 한화건설)이 시공한 세계 최대 규모의 필리핀 아레나 내부 전경. 사진=한화 건설부문 제공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기보유한 수주 물량과 풍부한 유동성으로 주택시장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대형건설사들이 중장기 성장과 생존 전략 밑그림 그리기에 분주하다.

주요 건설사들은 기존 주력 사업인 아파트와 빌딩 시공에 비해 경기를 덜 타는 토목·플랜트·에너지 분야에서 사업을 확대·강화하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국내외 초대형 아레나(Arena) 시공과 복합개발사업에서 굵직한 실적을 잇달아 내보이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달 말 ㈜서울아레나로부터 수주한 '서울 아레나 복합시설 공사'를 착공했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 짓는 서울아레나는 1만8269석 규모의 대형 음악 전문 돔이다.

지난달 말에는 인천 영종도에서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준공 후 개장했다. 1만5000석 규모다. 또 현재 고양 일산에 짓고 있는 2만석 규모 'CJ라이브시티 아레나'도 한화 건설부문이 맡았다. 

앞서 한화건설 시절이던 지난 2014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돔구장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필리핀 아레나'를 30개월 만에 완공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서울역 북부역세권과 대전역세권,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 사업도 본격화했다. 서울 잠실경기장 주변 복합개발을 위한 수익형 민자사업(BTO)에서도 일찌감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현재 서울시와 개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부동산 침체와 선별 수주 전략으로 주택 시공 현장이 점차 줄어들 예정이지만, 기존 서울역 복합개발과 서울아레나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기성(시공 실적) 유지는 물론 임무를 마친 주택 건축 인력도 이동 배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공공사업과 해외 사업에 무게추를 싣고 있다. 지난달 조직개편에서 공공지원단을 신설하고 해외사업단을 CEO 직속 편제로 조정 후 단장 직급을 전무급으로 격상시켰다.

해외사업과 토목·플랜트 분야에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정원주 회장이 직접 나서 해외 사업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수치적인 실적 증가는 물론 잠재된 신사업 청사진도 구체화하고 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2일 예멘 전력에너지부 제1차관과 LNG 프로젝트 추진 양해각서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제공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2일 예멘 전력에너지부 제1차관과 LNG 프로젝트 추진 양해각서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제공

지난 2021년 6억3542만 달러(약 8300억원)에 그쳤던 대우건설의 해외 신규 계약액은 지난해 11억1422만 달러로 늘었고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16억8565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정 회장이 올해 찾은 오만과 나이지리아, 예멘을 비롯해 중앙아시아와 동남아 등지에선 대형 신사업을 향한 각국 정부 및 주요 기업과 대우건설 간 양해각서 체결이 쏟아졌다.

실적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우건설의 토목 분야 매출은 지난 2021년 3분기까지 누적 기준 9279억원(국내외 합산)을 기록해 회사 총매출의 14.8%였지만 지난해 1조3524억원(18.8%)으로 늘었고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1조7737억원(20.0%)으로 높아졌다.

플랜트사업은 지난 2021년 3분기 누적 기준 회사 총매출의 9.9%(6195억원)였지만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4.0%(1조2286억원)까지 늘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 공공사업 실적 증가도 있지만 이라크 알포 신항만과 나이지리아 트레인7 등 해외 대형 토목·플랜트 사업 실적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두 건설사 외에도 도급순위 상위 대형사들은 주택 이외에 기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타 분야 개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는 강점인 원전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국내외 대형 원자력발전소 주설비 공사에서 시공사로 잇달아 선정되는가 하면 SMR(소형모듈원전)과 저장 시설 등 전반적인 원전 밸류체인 강화를 위한 투자와 대외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액화수소 및 태양광, 수소 생산 시스템 EPC(설계·조달·시공) 등 새로운 에너지원을 활용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는 성장세에 있는 지속 가능 항공유 시장을 주목하고, 관련 생산 공장의 사전설계(FEED) 및 EPC, 시운전 사업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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