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주춤했던 알뜰폰 불씨 살아날까…마케팅 전략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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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주춤했던 알뜰폰 불씨 살아날까…마케팅 전략 관건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3.12.25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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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알뜰폰 회선 수 25만명↑…증가폭 전월比 2배 상승
아이폰15 시리즈 등 신작 효과…가성비 내세워 고객 늘려
도매제공 의무제 상설화로 사업 불확실성 축소 기대 ↑
금융권 시장 진출 변수…구독상품 연계 신규 마케팅 부상
성장 주춤했던 알뜰폰 불씨 살아날까…유치 전략 관건
KT스카이라이프가 최근 유료방송과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합한 제휴 요금제와 유튜브 프리미엄 할인 부가서비스를 출시했다. 사진=KT스카이라이프 제공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한동안 성장세가 주춤했던 알뜰폰 업계가 신형 스마트폰 출시 효과로 가입자 증가폭을 늘린 가운데 도매제공 의무제 상설화로 설비 투자 등 가능성이 생기며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은행권의 시장 진출 등으로 가입자 유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1544만명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25만8531명 증가한 수치다.

알뜰폰 시장은 올해 가입자 1500만명을 돌파하며 통신업계 다크호스로 떠올랐지만, 최근 신규 휴대전화 가입자가 줄면서 증가폭이 둔화됐다. 올해 1~9월 기준 월별 알뜰폰 가입자 증가폭은 △1월 8만8000명 △2월 15만2000명 △3월 14만5000명 △4월 13만9000명 △5월 14만4000명 △6월 14만9000명 △7월 14만1000명 △8월 13만6000명 △9월 12만5000명이다. 10월 들어 가입자 증가폭이 2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10월 아이폰15 시리즈 출시 효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아이폰 출시 시즌에는 알뜰폰 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나는데, 자급제폰에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결합하는 방식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아이폰은 공시지원금 규모가 적기 때문에 단말 할인이 큰 곳에서 구매하는 게 통신사를 통하는 것보다 이득이다. 이에 알뜰폰 업계가 '가성비 꿀조합'으로 '아이폰 15 자급제+알뜰폰 요금제' 프로모션을 내놓으면서 가입자 증가폭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알뜰폰 업계 숙원이던 도매제공 의무제가 상설화되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는 지난 20일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제를 상설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제도는 통신 3사 중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알뜰폰 사업자에 반드시 망을 제공하도록 한 것이다. 도매제공 의무제도는 2010년 첫 시행 이후 일몰이 되면 연장되는 방식으로 유지돼 왔다. 업계 요구에 따라 정부가 상설화를 추진했고, 국회에서도 도매대가 산정 방식 다양화 등에 대한 근거 마련 차원에서 통과시켰다. 업계는 이번 제도를 통해 설비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일정 수준 갖춰졌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번 법안이 1년 유예를 전제로 한 사후규제를 전제로 도입되는 만큼 향후 정부 가이드라인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협상력이 낮은 알뜰폰 사업자들을 대신해 정부가 SK텔레콤과 협상을 진행해 왔는데, 1년 뒤엔 알뜰폰 사업자들이 개별적으로 도매대가 협상에 나서야 하기 때문. 여기에 은행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 확대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점도 변수다. KB국민은행과 비바리퍼플리카(토스)에 이어 최근 우리은행이 알뜰폰 시장 진출 방안을 검토하면서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은행의 저가 마케팅으로 중소 사업자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알뜰폰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 차별화가 이용자 확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는 연말을 맞아 신규 마케팅을 전개하며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독서, 음악 등 다양한 구독 상품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통신 3사를 자회사로 둔 사업자들과 중소 사업자 간 마케팅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가입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사마다 고객 혜택을 대폭 늘리는 등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에 신경 쓰는 모양새"라며 "중소 사업자들의 경우 가격 인하 외에는 뾰족한 마케팅 전략이 없다는 게 한계로 꼽힌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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