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이자 부담에 에너지요금 ‘폭탄’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복합경제위기로 내수침체가 길어지면서 소상공인의 내년 경영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중소기업중앙회의 ‘소상공인 경영실태 및 정책과제’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10명 중 9명 이상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42.4%)하거나 악화(50.1%)될 것으로 전망해 92.5%는 내년에도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이미 발생한 부채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 속 불황에 따른 소비침체와 전기 및 가스요금 인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출로 인해 소상공인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9월 진행한 ‘소상공인 금융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6%가 현재 대출금 상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경기 악화가 장기화되고 기준금리가 급격히 올라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응답자의 59.7%는 지난해보다 대출 잔액이 늘었다. 높아진 금리도 이들의 짐을 더했다. 대출과 관련한 애로사항으로는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45.9%), ‘대출한도 제한에 따른 추가대출 불가’(31.3%), ‘복잡한 대출 절차 및 구비서류’(8.8%) 순이었다. 가장 필요한 금융지원으로 △소상공인 금리우대를 통한 이자비용 절감 △대출원금에 대한 장기 분할납부(10~20년 이상) 시행 등을 꼽았다.
실제로 정부에게 바라는 지원정책 역시 금융지원 등을 통한 경영위기 극복이 7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및 디지털 전환 지원(12.7%), 과밀경쟁 구조개선, 폐업 및 재기 지원(10.4%) 순이었다.
인당 대출액도 늘었다. 통계청이 지난 21일 발표한 ‘2022년 일자리행정통계 개인사업자 부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개인사업자의 평균 대출은 1억7918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1%(201만원) 늘었다.
에너지요금도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전기와 가스요금 등 에너지요금으로 인한 경영난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요금의 경우 공공기관의 적자 등 다양한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는 정부의 직접적 개입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사안이기 때문에 시름은 더욱 깊어지는 중이다. 올해 여름 폭염으로 ‘냉방비 폭탄’을 맞았던 소상공인들은 이제 ‘난방비 폭탄’을 걱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