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채 금리 하락 영향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내년 미국의 통화 긴축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은행채 금리가 낮아지고 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에도 영향을 미쳐 향후 차주의 이자 상환 부담이 다소 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3.37~5.74%로 집계됐다. 농협(3.37%), 국민(3.38%), 우리(3.71%)의 주담대 하단이 3%대까지 내려왔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주담대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의 긴축 정책이 사이클상 고점이거나 고점 부근에 도달했다”며 “기준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높게 유지하는 위험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경기 침체는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강하게 넣을 것”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무보증‧신용등급 AAA 기준) 금리는 지난 22일 연중 최저치인 연 3.793%를 기록했다. 올해 10월 26일 연 4.81%를 기록하며 연내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줄곧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14일에는 전날 대비 0.235%포인트 떨어지며 3%대(연 3.811%)에 진입했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38~6.89%로 나타났다. 통상 안정적으로 자금 흐름을 관리할 수 있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에 비해 이자율이 더 높지만 최근 역전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고정금리와 비교해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세 달 연속 상승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11월 신규 코픽스는 4.00%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코픽스가 4%대로 올라 선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약 11개월 만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코픽스는 한달에 한번 발표되는 만큼 시차가 발생, 시장금리 변동이 다소 느리게 반영된다. 이를 고려하면 주담대 변동금리는 내년 1월 중순 12월분 시장금리 상황이 반영되는 코픽스 발표 이후 본격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향후 주담대 금리 방향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증권가에서 나온다. 박성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감은 이미 시장 금리 등에 선 반영돼 있어 향후 금리 방향성은 불투명하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10월 말 연 5%까지 치솟았지만 연준의 ‘금리 피벗’을 계기로 하락 전환, 최근 3%대 후반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