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인구 증가로 오젬픽·위고비 인기… 노보노디스크 성장 주목해야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미국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2년 연속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Evaluate)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매출 1위를 달성할 의약품은 미국 머크의 키트루다, 2위는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2형 당뇨병치료제인 오젬픽이 될 것이라 밝혔다.
키트루다의 지난해 매출은 238억달러(한화 31조8801억원)으로 예측됐다. 앞서 2022년엔 209억달러(한화 27조2598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보다도 30억달러의 매출이 증가한 것이다. 국내 대형 제약사의 연매출이 약 2조원인 것과 비교하면, 단일 의약품 하나로 국내사의 10~15배가 넘는 매출을 냈다.
키트루다 다음 순위는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2형 당뇨병치료제 ‘오젬픽’이다. 오젬픽은 본래 당뇨병 치료제지만, 기존 효능 외에도 체중 감량에 효과를 보여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최근 세계 각국에선 해당 약품을 처방전 없이 불법으로 거래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오젬픽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하는 경구용 당뇨병치료제 ‘리벨서스’ 및 비만치료제인= ‘위고비’의 매출을 합치면, 관련 제품군의 총 매출은 280억 달러를 넘는다. 이는 키트루다를 웃도는 매출이다. 미국 머크의 자궁경부암백신 가다실은 특히 개도국에서 수요가 증가해 2024년 매출 100억 달러를 돌파, 매출 상위 10위권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비만치료제 및 당뇨병치료제의 올해 매출은 전년보다 더 큰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수혜를 볼 기업은 단연 노보노디스크다. 해당 기업에서 개발한 위고비는 2023년 매출 대비 40억 달러 이상 매출이 증가해 의약품 중 가장 큰 매출 증가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당뇨병치료제 오젬픽도 30억 달러 이상 매출이 증가해 두 번째로 큰 매출 증가를 보일 전망이다.
경쟁제품인 일라이릴리의 당뇨병치료제 마운자로는 20억 달러 이상 매출이 증가해 증가액 면에서 5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을 가져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면역질환치료제의 매출 상승 또한 두드러질 전망이다. 천식, 건선,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로 사용되는 듀피젠트, 스카이리치, 린버크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일본의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는 일본 기업 의약품 중 유일하게 선두권에 들어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는 혁신적인 임상 결과로, Her2를 타겟하는 유방암 이외에도 폐암 분야에서 큰 폭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2024년 전문의약품 매출 상위 기업으로는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이 예상되는 블록버스터의약품 17개를 보유한 로슈가 1위 자리를 무난히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존슨앤존슨, 머크, 애브비,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노바티스, BMS, 사노피, 노보노디스크가 전문의약품 매출 상위 10대 기업에 포함됐다. 팬데믹 기간 1위를 지켜왔던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및 항바이러스제의 매출이 하락하면서 5위로 내려 앉았다. GSK는 작년에는 10위권에 포함됐었으나 올해에는 노보노디스크에 밀려 매출 상위 10위 기업에는 포함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올해 가장 많은 신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로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로, 각각 1, 2위를 차지할 것”이라며 “아스트라제네카는 광범위한 항암제 매출 증가로 3위를 차지하고, 다이이찌산쿄는 엔허투를 통해 빠르게 매출 성장을 해 1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