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11일 민주당 탈당 예고…신당 창당 전망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 행보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 위원장이 이끄는 개혁신당(가칭)은 공영방송 관련 첫 정강 정책을 발표하며 신당 방향성을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번 주 내 민주당 탈당을 시사하며 신당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거대 양당 체제가 공고한 만큼 이들 신당의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위원장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 독립성 확보와 관련해 '1호 정강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22대 총선 이후 즉시 공영방송, 즉 KBS, MBC, EBS의 사장을 선임할 때 '사장 임명동의제'를 시행하도록 방송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개혁신당은 KBS와 EBS의 재원과 관련해 징수 비용이 과도해진 수신료를 폐지하고, 수신료 총액에 상응하는 적극적 조세지원과 재송신료 조정을 통해 대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앞으로 나머지 '10대 기본정책'을 하나씩 발표하고, 중앙당 창당 시점에 모든 것을 포괄하는 정강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후 신당 창당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측근 인사들의 합류와 당원 모집 등이 진행 중이다. 이 전 대표 측근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 김용태 전 최고위원을 제외한 3명 등 여러 인사들이 합류했고, 온라인을 통한 당원 모집도 사흘 만에 4만명을 넘어섰다.
이 전 대표도 본격적인 신당 창당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표 측은 8일 공지를 통해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월 11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의 탈당은 어느 정도 예상된 바 있다. 그는 지난 7일 새해를 맞아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이 탈당에 대해 질문하자 "동지들과 상의해야 할 문제가 있지만, 이번 주 후반에는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간 이 전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연말을 기한으로 '이 대표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명낙(이재명·이낙연) 회동'에서 이 대표가 이 전 대표 요구를 거부하자 탈당 의지를 굳혔다.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상식'도 이르면 이번주 탈당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오는 10일 탈당 선언 이후 제3지대 연합 플랫폼 구상을 발표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원칙과상식도 이 대표가 변화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결단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조만간 탈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와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에 따르면 '이낙연 신당'이 원칙과상식에 합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거대 양당 체제에서는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의 성공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양대 진영 정치가 극대화된 상황에서 제3지대 정당이 정착하기 어렵다"며 "두 거대 정당의 기득권이 공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극한 경쟁을 벌이는 총선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이탈할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나. 많지 않다"며 "또 제3지대 정당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그리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평론가는 이들 신당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선거제와 인물, 민생이 관건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먼저 비례대표 선거제도가 연동형이 돼야 한다"며 "또 하나는 현역 의원들을 다수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당의 정책 아젠다를 개발·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