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대주주 고강도 자구책 기본전제 강조"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그룹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와 관련, 채권자 측의 대금 미청구 등 권리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경감하는데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복현 원장은 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산업은행과 주요 채권단들이 그렇게(연대보증 채무 유예) 공감대를 모아주신 걸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을 최근 만난 이 원장은 “경제적 이해관계 측면에서 (태영그룹이)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태영건설의 채무재조정을 논의하면서 본채무와 관련된 보증채무 청구가 TY홀딩스(태영그룹 지주사)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어떤 걸 조정할 수 있는지 정리가 안 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TY홀딩스는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유동성을 일부 유보한 것이라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채권단이 채권 집행을 유예해 기업을 재기시키는 워크아웃 정신에 비춰보면 일제히 보증채무를 청구해 해당 기업의 유동성을 어렵게 만드는 건 (워크아웃) 정신에 맞지 않다는 데 공감하는 바가 있다”며 “보증채무는 본채무 문제에 결연된 부속적 채무이기 때문에 그걸 청구한다는 건 (워크아웃) 판이 깨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채권회사가 청구를 안 하게 되면 자기책임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비조치 의견서 발급 등 당국으로서 여러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구체적인 자구 계획을 협의 중인 상황을 전했다. 다만 그는 SBS 지분 활용에 대해서 채권단과 채무자가 결정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채무자 쪽에서도 채권자가 요구하는 진정성 느껴지는 노력을 해야 하고 산업은행과 긴밀하게 협의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어제 저녁까지는 산업은행과 논의 중이라고 공유받았는데 오늘 결정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