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의원들 "탈당, 신당 창당 명분 없어"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탈당을 예고하면서 당 의원 129명이 이 전 대표의 탈당 의사 철회 촉구에 나섰다. 이들은 이 전 대표를 향해 "명분 없는 창당으로 민주당을 분열의 길로 이끌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당 의원 129명은 이날 오전 성명서를 통해 "이재명 대표가 피습으로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민주당을 떠난다고 한다"라며 "수 많은 동지가 만류했지만 끝내 신당을 창당한다고 한다"고 이같이 말했다. 성명서에는 친이낙연계인 이개호·이병훈·안호영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한다. 이 자리에서 탈당과 함께 양당 독점의 정치 구도 타파를 위한 제3지대 신당 창당 구상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의원들은 이어 이 전 대표에 "심지어 '민주당 의원 44%가 전과자'라며 당을 공격하고 있다. 그 44%에는 민주화 운동과 노동 운동으로 인한 전과까지 포함됐다"며 "지금 민주당 의원들은 4년 전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국민께 당선시켜 달라고 요청했던 사람들이다. 스스로를 부정하면서까지 당을 공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언론 인터뷰에서 시민단체 통계를 인용해 "민주당 의원 44%가 전과자"라고 언급했다. 이후 논란이 거세지자 "계산해보면 44%가 아니라 41%가 맞다"며 "무엇보다도 민주화 운동과 노동 운동 과정에서 실정법을 위반한 경우도 많이 포함된 사실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사과했다.
의원들은 또 "이 전 대표는 5선 국회의원과 전남지사를 지냈고,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였다"며 "단 한 번의 희생도 없이 이 모든 영광을 민주당의 이름으로 누리고서도 탈당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탈당과 신당 창당에는 아무런 명분이 없다"며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절박한 마음으로 호소 드린다. 이낙연을 키운 민주당을 기억하길 바란다"며 "정권 교체를 위한 길이 어떤 쪽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이 전 대표의 탈당을 거듭 만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