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수입가 급등…생산비용 증가로 수익성 방어 조치
中철강사 ‘치킨게임’ 압박…‘엔저 효과’ 日철강사도 위협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철강업계가 제품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 방어에 ‘비상등’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3사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열연 제품에 대해 이달 계약분부터 톤(t)당 5만원 인상을 결정했다. 현대제철은 열연과 후판 제품 모두 t당 5만원 인상을 통보했고, 소형 H형강의 가격 인상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도 중소형 H형강 유통향 공급가격을 t당 5만원 인상에 나선다.
국내 철강 기업들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중국 철광석 수익가격이 급등한 것이 주효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중국의 철광석(Fe 62%) 수입 가격은 지난 5일 기준 t당 135.72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3개월 만에 15% 가까이 오른 셈이다. 지난 4일에는 143.95달러를 찍어 52주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제철용 원료탄(호주산)도 지난 12일 기준 t당 338.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말 224달러까지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꽤나 높은 수준이다.
이에 국내 철강사들은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생산 비용의 증가로 더 이상 제품 가격 인상을 미룰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고 제품 가격 인상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경쟁 상대인 중국 철강사들이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철강사들이 이렇게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낮은 제품 가격을 유지한 것은 값싼 자본을 이용할 수 있는 여력이 되면서다.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는 일종의 ‘치킨게임’을 벌인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위안화 통화까지 하락하면서 중국과 경쟁하는 국내 철강사들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향후 이러한 중국 철강 기업들의 ‘치킨게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러한 중국의 ‘치킨게임’ 배경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조업 수출 육성 정책이 뒷받침하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 경제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부동산 침체를 상쇄하기 위해 제조업 수출을 꺼내들었다. 낮은 중국산 철강 가격은 자국 제조업의 수출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철강사들은 값싼 중국 철강 제품뿐 아니라 일본 철강사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일본산 제품은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최근 일본 통화 엔화의 약세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