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 라이칭더, 40% 득표로 '친중' 허우유이 제쳐
라이칭더 "지구촌 선거서 민주진영 첫 번째 승리"
라이칭더 "지구촌 선거서 민주진영 첫 번째 승리"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대선)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558만 6000표로 득표율 40.05%를 기록하며 승리했다. 친중 제1야당인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는 33.49%를, 중도 제2야당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는 26.46%를 기록했다.
14일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같은 전날 치러진 선거의 결과를 발표하며 민진당의 12년 연속 집권 사실을 알렸다. 따라서 대만에서 2000년부터 이어진 '8년 주기 정권 교체' 흐름이 깨지고,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이 지난 8년간 유지해 왔던 친미반중 정책 기조가 최소 4년간 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민진당 라이 당선인은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으로 평가받던 이번 대선에서 친미 진영이 승리한 것에 대해 기쁨을 표시했다. 그는 타이베이의 선거 캠프에서 가진 당선 기자회견에서 "지구촌 첫 대선서 대만이 민주진영 첫 번째 승리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허우 후보는 개표 94%가 진행 중이던 전날 저녁 패배를 공식 인정하며 "새로운 민진당 정부가 미국-중국-대만 관계를 잘 맺어 대만 국민 생활이 안정을 이루게 해달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진당은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되며 국정운영에 부담을 겪게 될 예정이다. 대선과 같이 실시된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진당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입법위원 선거에서 총 113석 중 국민당은 52석, 민진당은 51석, 민중당은 8석, 무소속 2석을 차지하게 됐다. 이에 '캐스팅 보터'로 떠오른 민중당의 역할 역시 강조된다. 지난해 국민당과 민중당 간 후보 단일화 합의가 이뤄졌다면 허우 후보가 당선됐었을 수도 있을 만큼 유의미한 대선 득표를 기록해, 40년 가까이 이어진 민진당과 국민당 양당 체제에 균열을 냈다는 평가다. 대만 대선 결과에 대해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이날 "이번 대만 지역의 두 선거(대선과 총선) 결과는 민진당이 섬(대만) 안의 주류 민의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중국-대만 통일'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도 양안 관계의 현 상태 유지로써 대만의 평화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한편 이러한 대만 선거에 따라 미중 관계 및 인도·태평양 지역 정세의 변동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대만 선거 및 오는 11월에 진행되는 미국 대선 결과가 우리나라와 한반도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한국의 복합적인 외교적 대응이 요구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