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지원사격···"이재명 출마지서 승리하면 상징적"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를 선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원 전 장관을 "설명이 필요 없는 우리의 원희룡"이라고 추켜세우며 힘을 실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인천 계양구 한 호텔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며 이 대표와의 맞대결을 공식화했다. 이 대표는 2022년 6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원 전 장관이 언급한 '돌덩이'는 이 대표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장관은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돌덩이 하나가 길을 막고 있다"며 "자기만 살려고 이 길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전 장관이 "그 돌덩이가 누군지 아시냐"고 묻자, 지지자들은 "이재명"이라고 외쳤다.
원 전 장관은 "계양은 수준이 높은 곳"이라며 "젊음이 넘치고 미래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고 전국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지역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는 수준 높은 주민들이다. 자체 배구팀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국민들이 살고 있는 곳을 험지라고 부르면 안 되지 않겠느냐"며 "제가 온몸으로 도전할 것이기 때문에 도전지라고 불러 달라. 우리가 도전하는 곳은 곧 격전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원 전 장관이 이번 총선에서 '이재명 자객'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봐왔다. 원 전 장관도 지난해 11월 "만일 총선에 임해야 한다면, 국민과 당을 위해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어떤 도전과 희생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와의 맞대결설(說)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 비대위원장도 원 전 장관에 힘을 실었다. 한 비대위원장은 원 전 장관을 소개하기에 앞서 "이 대표가 출마하는 곳에서 우리가 승리하는 건 상징적 의미가 있고 그 한 석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힘에는 이 대표가 출마하는 지역이라면 그곳이 호남이든 영남이든 서울이든 인천이든 충청이든 어디든 가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싶어 하는 후보들이 많이 있다"며 "그중 한 분이 여기 계시다. 설명이 필요 없는 '우리의 원희룡'이다"며 원 전 장관을 직접 소개했다. 한 장관은 단상 위로 오른 원 전 장관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이 대표가 예상대로 현 지역구에 출마해 원 전 장관과 대결을 벌인다면 인천 계양을은 이번 총선 최대 승부처로 부상하게 된다. 야권 대선후보인 이 대표와 윤석열 정부 핵심 인사인 원 전 장관의 대결 결과가 곧 총선의 승패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신년인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 전 장관이 결기를 밝힌 것"이라며 "원 전 장관은 이 대표가 계양을에 출마할 경우 우리 후보로 출마하기 위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천 계양을은 보수정당에 험지로 평가된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 이상권 후보가 당선된 것이 유일한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