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하위 감산 비율 '30%로 상향' 방안 등 공관위로 이첩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공천 심사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양당이 현역 의원 '컷오프' 기준을 구체화하며 사실상 '현역 물갈이'가 시작된 모습이다. 다만 여야 모두 공천 심사 과정부터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만큼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이탈하는 등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16일 1차 회의를 마치고 컷오프 및 감산 비율 등을 발표했다. 공관위에 따르면 현역 의원 7명은 컷오프하고, 하위 10~30%에 해당하는 현역 의원 18명은 경선 득표율에서 20% 감점 페널티를 받게 된다. 또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의원은 경선 득표율에 15%를 감산하는 페널티를 적용한다.
즉, 동일 지역에서 3선 이상 현역 의원이 하위 10~30%에 들어가면 총 35%가 감산되는 만큼 물갈이되는 현역 의원 비율은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현역 의원의 경우 보다 세밀한 '교체 지수'를 마련해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현역 의원은 당무감사 결과 30%, 공관위 주관 컷오프 조사 40%, 기여도 20%, 면접 10%를 반영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 15일부터 6일간 총선 출마 지역구 후보자 신청 공모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으로 공천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 이달 말부터 후보자를 대상으로 지역 실사와 면접 평가 등을 거쳐 탈락 대상자를 결정하기로 했다.
민주당도 공천 심사 과정에서 '현역 의원 평가 결과자료'가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료를 토대로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들은 경선 과정에서 최대 30%까지 감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앞서 당 총선기획단은 감산 대상 '하위 10%' 감산 비율을 30%로 상향 방안 등을 제시, 공관위에 이첩한 바 있다.
여야 모두 공천 심사와 관련해 '공정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역 의원들의 '공천 학살' 공포는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이른바 '윤심 공천'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이 인재영입위원장직을 유지하고, 공관위원까지 합류하면서다. 윤석열 대통령 측근들의 '영남 출마설'도 나오는 상황이다. 현역 의원 감산 기준에 부합하는 3선 이상 중진 의원들 다수가 영남을 지역구로 둔 만큼 특히 이들은 당이 발표한 공천 기준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여당 공관위는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공천 기준 발표 다음 날인 이날 '공천 학살' 우려에 대해 "그건 아니다"며 "현역 중에 활동 잘하는 사람이 10%에 들 리가 없지 않나. (컷오프는) 잘 못한 분들 대상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는 예비후보 적격 심사 결과 기준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실형을 선고받거나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인사들이 잇따라 '적격' 판정을 받으면서다. 대표적으로 뇌물·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노웅래 의원 등은 적격 판정을 받은 반면, 유죄 확정 이후 사면된 전병헌 전 의원은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공관위 구성부터 친명(친이재명)계 색채가 강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자칫 공천 결과가 계파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 모두 공천 준비 단계 초기부터 잡음이 불거지면서 추후 공천 결과에 불복한 인사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 탈당 인사들이 각각 국민의힘과 민주당과 대립 끝에 신당 창당에 나선 만큼 공천 탈락자들의 합류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