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내에서 대규모 반전 시위 일어나기도
네타냐후 "기존 입장 변화 없어"…전쟁 지속 입장 고수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시리아·레바논 등에서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단체들 간의 무력 충돌이 잦아지며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중동 전체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란은 시온주의자 정권의 범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 의사를 표명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숙적 이스라엘의 잦은 시리아 주권, 영토보전 침해와 도발적 공격 확대를 규탄한다"며 "이란에는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서 이에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보복 의사를 드러냈다.
이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한 건물에 미사일을 폭격을 가해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정보 관리 등 최소 10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해당 건물은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이란 고문이 사용해온 곳으로, 폭격 당시 혁명수비대의 시리아 내 정보 책임자 등 이란 관련 지도자들의 회합이 열리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친하마스' 이란의 우방단체들에 대해 공습을 지속해왔다. 이날 이스라엘은 시리아 외 레바논 마와힌 지역에서도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해 드론 공습을 시행해 최소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스라엘의 무력 사용이 빈발하면서 사망자 수도 계속해 증가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의 총사망자가 최소 2만 4927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사망자의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국내에서도 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는 시민 수천 명이 이스라엘 정부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과 조기 총선, 가자지구 인질 교환을 위한 하마스와의 협상에 임할 것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또 이스라엘 북부 도시 하이파와 예루살렘의 총리 관저 근처에서도 마찬가지로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이는 이스라엘의 전쟁 고수 정책이 이스라엘 시민들에게도 크게 환영받고 있지 못함을 나타내는 지표다.
AFP 통신은 시위에 참가한 시민의 "네타냐후 총리의 전시내각이 재앙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가 가고 있는 방식으로는 모든 인질이 죽게 될 것이다"는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 축출까지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꺾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 이스라엘 총리실은 전날 일부 미국 언론들이 "이스라엘이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팔레스타인 공존법)에 대한 동의를 표했다"고 보도한 것을 반박하며 "하마스를 제거한 이후 가자지구가 더는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완전한 치안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