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SK온·LG화학, 칠레 리튬 가공 공장 관심"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전세계적으로 전기 자동차 시장 둔화세가 예상 대비 빠른 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관련 기업들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핵심 광물을 확보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함으로써 파고를 넘는다는 계획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3382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53.7% 감소했다. 시장 컨센서스인 5900억원을 한참 하회하는 수준이다. 매출은 8조1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7% 줄었다. 삼성SDI는 9개 증권사 실적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032억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17.85% 줄 것으로 보인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8.71%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 여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미국 조지아 공장 생산성이 올라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 규모는 직전 분기 대비 커질 것으로 보이나, 전기차 수요 자체가 둔화돼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전기) 자동차 시장 자체가 썩 좋지 않은 탓에 원하는 만큼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며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고자 노력을 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포드는 지난 19일 전기 픽업 트럭 'F-150 라이트닝' 감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시간주 디어본 '루즈 전기차 센터' 교대 근무를 종전 2교대에서 1교대로 줄이고, 해당 공장 직원 약 1400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F-150 라이트닝은 포드의 미국 베스트 셀러인 F-150 픽업 트럭의 전동화 모델로, SK온의 NCM9 배터리가 탑재된다. 앞서 제너럴 모터스(GM) 역시 40억달러(한화 약 5조3500억원)를 투자할 전기 트럭 공장 개설을 1년간 연기한다고 공표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중국 배터리 업체 비야디(BYD)가 헝가리 내 전기차 공장 설립을 시사해 본격 유럽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 내에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 중국 배터리 기업들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중국 배터리 기업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0%였지만 2027년 50%로 올라서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은 60%에서 40%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 업계는 경쟁 우위를 지키고자 미래 기술 개발·폼팩터 다양화 등에 힘쓰는 한편,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차원에서 핵심 광물 확보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