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경합 7곳서 열세 조사···전략 수정 검토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올해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이 전·현직 대통령의 '리턴매치'로 치러질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대선 주자' 입지를 굳히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승패를 결정할 경합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외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맞대결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두 사람의 맞대결은 2020년 한 차례 이뤄진 바 있다. 당시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었다.
최근 두 사람은 코커스(Caucus·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Primary·예비선거)에서 압승을 이어가며 각 당 대선 후보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대의원 배정 없이 비공식으로 진행된 뉴햄프셔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후보 등록을 안 했음에도 유권자들이 직접 이름을 써넣는 방식으로 경선을 치른 결과 압도적 표차로 승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달 치러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2위 후보를 30%p 차로 따돌린 데 이어 경선 경쟁자인 헤일리 전 미 유엔대사의 선전이 점쳐지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10%p 넘는 차이로 승리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5일(현지시간) 시행 예정인 대선에서 맞붙을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승패를 가를 7개 주요 경합주(swing state) 가상대결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 이목이 쏠린다.
블룸버그와 모닝컨설트는 지난달 16∼22일 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7개 경합주 유권자 495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7개주 전체 오차범위 ±1%p, 개별주 오차범위 ±3∼5%p)를 실시해 그 결과를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양자 가상 대결 시 지지율은 바이든 대통령 42%, 트럼프 전 대통령 48%로 각각 집계돼 트럼프 전 대통령이 6%p 앞섰다. 이러한 결과를 만든 요인 중 하나는 불법 이민자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미온적 정책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의 61%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자 증가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의 우세를 점친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다. 퀴니피액대가 지난달 25~26일 전국 1650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상 양자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50%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4%)을 앞섰다.
여론조사 결과와는 별개로 지지율 추이가 녹록지 않다고 판단한 바이든 캠프는 전략 수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경제 정책인 이른바 바이드노믹스의 성과를 내세우는 대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인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가 지속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이 열세인 블룸버그와 모닝컨설트 여론조사에서 가장 많은 응답자(36%)들은 투표 결정에 '경제'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