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지수 상승세, 전반 물가 상방 요인 작용 우려
설 앞두고 장바구니 부담 가중…해외서 리스크 상쇄
설 앞두고 장바구니 부담 가중…해외서 리스크 상쇄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경기 침체 장기화 기조 속 물가가 또 다시 꿈틀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1.19(2015년=100)로 11월(121.02)보다 0.1% 올랐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생산자가 국내시장에 출하하는 상품의 평균적인 가격변동을 측정하기 위해 작성되는 물가지수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10월(-0.1%)과 11월(-0.4%) 2개월 연속 내리다가, 석 달 만에 상승 국면을 맞이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2% 높은 수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다섯 달 연속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가 느끼는 물가 부담과 직결되는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다. 생산자물가가 요동침에 따라, 전반 물가에 상방 압력이 더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미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고공행진 중으로, 소비 둔화까지 예상된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주요 성수품들의 작황난까지 더해져,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지속 가중되고 있다. 이달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확인한 지난달 사과와 배 물가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56.8%, 41.2% 급등했다. 사과는 수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올해 수확 철이 오기 전까지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단 게 관련 업계의 전언이다. 사과와 배 같은 명절 필수 과일 가격이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샤인머스캣이나 만감류 등 다른 과일로 수요가 몰려 전체 과일류 가격이 동반 상승했다. 한국물가정보가 설을 3주 앞두고 추산한 4인가족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28만15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설 때보다 8.9% 늘어난 수치다. 서민 일상과 밀접한 외식업, 소비재 등을 다루는 각종 소비재 업계의 경우, 체감 경기가 더욱 냉랭하다. 특히 식품기업들은 정체된 내수시장 대신 해외 시장 진출에 역량을 쏟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북미에서는 캐나다, 아태지역은 호주,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우선 진입키로 했다. 현지생산과 ‘국가 간 생산→수출(C2C, Country to Country)’ 투트랙 사업모델을 활용한다. 농심은 현지 인력 활용을 통한 소매시장 공략을 비롯해, △유럽지역 대형 유통채널 진입 확대 △신흥국 국가별 특성에 적합한 프로모션 활동 등을 통해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현지 공급 확대 및 맞춤형 마케팅 강화에 주력한다. 대상도 글로벌 전략 기능을 강화하고 해외 제조 거점의 현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절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걱정이 증폭되고 있다”며 “서민들이 시장 물가에 특히 주시하고 가계 영향이 민감한 시기인 만큼 정부 차원 지원과 기업들의 상생 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