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1심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지 5년3개월, 검찰이 이 회장을 기소한 지 3년5개월 만에 나온 법원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5일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 목적만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사업적 목적도 인정된다"며 "두 회사 간 합병이 주주들에게 손해를 줄 의도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서도 "분식회계 고의를 인정하기 힘들고 회계 기준을 위반했다고 합리적 의심 없이 인정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그룹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1일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1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에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이에 이 회장은 "합병 과정에서 개인 이익을 염두에 둔 적 없다"며 무죄를 호소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번 사건으로 2021년 4월부터 총 106번 열린 재판 중 95번을 출석하며 사법리스크 해소에 집중해왔다. 무죄 선고로 사법리스크를 덜어낸 이 회장이 지지부진했던 대형 인수합병(M&A)을 재추진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