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달래기 나선’ 복지부… “파업 가능성 적어”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의료계가 반발하며, 단체행동 및 사직서 제출 등 행동에 돌입했다. 의료현장의 인력 축소가 예상되면서, 정부는 의료공백 최소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15일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박단 회장은 자신의 SNS에 "수련을 포기하고 응급실을 떠난다"며 "전공의 신분이 종료되는바 이후에는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다"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의료인 사이에선 박 전 회장의 사직이 의사들의 개인적인 사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정부의 증원 발표 직전 의협 측은 의료인들이 집단으로 파업을 불사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 측은 집단 파업에 참여한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이 집단 진료 거부를 행사할 시, 정부는 업무 개시를 명령할 수 있다. 이에 불복할 경우 1년 이하의 자격 정지 및 3년 이하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의사 단체가 집단으로 진료를 거부하면 의료법 위반이지만, 의사 개개인이 개인적 이유로 사직하는 것은 불법으로 볼 수 없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13일 본인을 대전성모병원 인턴이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전공의가 될 예정이라고 소개한 의사는 유튜브를 통해 "개인적인 사유로 사직하고 쉬기로 했다"는 영상을 게재했다.
단국대병원, 대전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의 일부 전공의는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예정인 상태다, 세브란스 및 순천향대병원의 예비인턴들은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단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생도 이에 동참해, 집단 휴학을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낫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단체들은 이번주부터 전국에서 증원 반대 궐기대회를 진행 중이다. 궐기에 참여한 의사들은 원래 진료를 쉬는 시간대인 점심시간과 저녁 시간에 집회를 열어 진료 차질을 줄일 것이라 설명했다.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총궐기대회는 기본적으로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 진행한다. 집회 장소에 참여하는 교통 때문에 (진료 차질이) 약간 있을 수 있지만 극히 일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갈 방침인 만큼, 정부와의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 불편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부는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장(42개소)과 함께 의사의 집단행동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진료체계 점검에 나섰다.
회의에는 국립중앙의료원장을 비롯해 지방의료원 35개소, 적십자병원 6개소 등 전국 지방의료원 원장이 모여 의사 집단행동 동향을 공유해 △비상진료대책상황실 운영, △비상진료 지원방안 마련 등을 점검했다.
공공보건의료기관은 △자체 비상진료대책을 마련하고, △24시간 응급실 운영체계 점검, △환자 쏠림 대비 비상근무 준비 등 △응급상황에 대비해 관계기관 및 복지부와 비상연락망을 철저히 유지하기로 했다.
일단 복지부 측은 의사단체들의 전면적 집단행동이 실제로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판단했다. 의사 단체도 의료공백을 우려해 전면 파업을 섣불리 결정하지 못한 데다가, 복지부가 ‘의사 달래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5일 전공의의 수련·근무환경 개선 및 권익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우선 상반기 내 연속근무 36시간 축소 시범사업 모델을 마련하고 하반기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그 밖에 지도전문의 배치 확대방안 등도 조속히 구체화할 계획이다.
조규홍 본부장은 “전공의들의 장시간 과도한 업무부담을 줄이고 양질의 수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수련·근무여건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며 “대책 마련 과정에서 전공의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의견을 적극 개진해주시기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