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사무처장 ‘포상과 격려의 성격을 띈 부분 없지 않아’해명
관광지만 방문한 프라하, 외유성 출장 아닌지 도민 판단 필요
매일일보 = 나헌영 기자 | 경기도의회 김종석 사무처장이 단장으로 인솔한 경기도의회 사무처의 지난해 공무국외출장이 관광목적의 외유성 출장이었다는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관련 언론 취재에 응한 김종석 사무처장의 해명이 더 큰 논란을 만들고 있다.
지난 15일 유호준(더불어민주당, 남양주6)의원이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 에 등재된 경기도의회 사무처의 2023년 「의회사무처 공무국외출장 결과보고」를 공유하며 경기도의회 사무처의 공무국외출장이 의회 사무처의 업무 내용과는 무관한 외유성 일정으로 채워져있다고 지적한 가운데, 김종석 경기도의회 사무처장이 언론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실제 「의회사무처 공무국외출장 결과보고」를 확인하면 독일 베를린 체크포인트 찰리, 나치본부,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 오스트리아 빈 쉰브룬 궁전, 스테판 성당, 체코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 카를교 등 주요 관광지들로 일정을 채운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이중 체코 프라하의 경우 비트성당, 대통령궁, 카를교, 바츨라프 광장 등 공무 연수로 볼 수 없는 주요 관광지 방문 일정으로만 구성되어 관광 목적의 방문이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의 취재가 이어지자, 유호준 의원의 지적을 반박하며 김종석 사무처장은 해당 공무국외출장이 “포상과 격려 성격을 띤 부분이 없지 않은데다 생애 처음 해외로 나가본 직원들도 있고 해서 이왕 해외 명소를 둘러보면서 부다페스트처럼 (유 의원이) 지적하신 외유나 관광만을 위한 장소가 아닌 우리나라처럼 ‘국토 분단’이라는 근현대 역사적 가치가 있는 베를린을 경유한 이유도 그 때문”이라며 해당 출장이 포상과 격려의 성격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해당 출장의 추진계획(안), 출장계획서, 심사위원회 심사, 결과보고서 등 관련 문서 어디에도 ‘포상과 격려’라는 목적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애초부터 공공기관의 해외출장에 ‘포상과 격려’ 목적이 포함될 수 없다는 점에서 김종석 사무처장의 해명은 더 큰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공무원의 역량 강화에 쓰였어야 할 도민의 혈세가 경기도의회 사무처의 내부 ‘포상과 격려’에 쓰였다는 비판이다.
이에 더해 김종석 사무처장은 “각 방문지의 운영 방식을 포함해 정책입안에 활용할 수 있는 여러 특성을 살펴봤다.”라며 해당 출장이 업무적으로 유의미했다며 자평했는데, 애초부터 ‘정책입안’이 경기도의회 사무처의 업무가 아니라는 점에서 김종석 사무처장이 경기도의회 사무처의 역할에 대해 여전히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자아내고 있다.
유호준 의원은 이러한 김종석 사무처장의 해명에 대해 “여전히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한심한 상황”이라며 현재 경기도의회 사무처의 상황인식에 아쉬움을 표한 뒤, “베를린은 갔고, 부다페스트는 안 갔으니 외유가 아니라면, 그렇다면 왜 현지에서 추가된 일정은 관광지 일색인지, 비트성당, 대통령궁, 카를교, 바츨라프 광장 등 전형적인 관광지만 방문한 프라하는 왜 갔는지, 1,400만 도민 중 이런 연수 일정이 관광 목적이 아니라는 사무처장의 해명에 과연 1,400명은 공감할지 되묻고 싶다.”라며 이러한 해외출장 일정에 대해 도민들의 기준에서 판단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공무국외연수를 통해 경기도의회 사무처의 역량이 강화되었다는 자평에 대해서도 유호준 의원은 “이런 공무국외출장을 통해 도의회 사무처의 주요 업무인 예산심사 역량, 행정사무감사 역량, 입법 검토 역량 중 무엇이 향상되었는지 묻고 싶다.”라며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 이뤄진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의원도 아닌 의회 사무처가 여전히 집행부 공무원처럼 정책을 만들고 입안하는 기관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라며 이번 연수를 통해 경기도의회 사무처의 어떤 역량이 향상되었는지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더해 유호준 의원은 해당 공무국외출장이 도의회 사무처 총무담당관, 언론홍보담당관, 의사담당관, 의회운영수석전문위원 등 사무처 주요 간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 의해 논의나 회의도 없이 서면심사로만 졸속으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되었다면서 “현재 경기도의회 공무원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가 내부 구성원만으로 구성되는 규정을 손봐 의원의 공무국외출장에 준해서 사무처의 역량이 강화되는지 면밀히 검토해서 사무처의 ‘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공무국외출장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을 느낀다.”며 현행 사무처 공무국외출장 심의 규정을 손 볼 필요성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호준 의원은 지난해 6월 경기도의회 사무처가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사무처장 지시사항 알림이라며 ‘여직원의 경우 직급 불문 2회차 술자리 참석 절대 금지’라는 내용을 공지한 것을 거론하며 “경기도의회 사무처의 공직기강은 여성 직원의 사회생활에 제약하며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사무처장이 솔선수범 모범을 보여야 하는 것”이라며 “지금 사무처장이 해야 할 일은 한가롭게 외유성 출장이나 다니는 것이 아니라, 도민들의 눈높이에서 경기도의회 사무처를 바라보고 개선점을 찾는 것”이라며 1,400만 도민의 눈높이에서 경기도의회 사무처의 행정을 평가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