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 등 4개 세력이 지난 9일 '개혁신당'으로의 합당을 발표한 이후 약 일주일 만에 내홍이 불거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특정 인물들에 대한 공천 배체를 언급한 것에 대해 이낙연 공동대표측은 "민주주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자중을 촉구했다.
18일 김종민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문제 있는 사람을 배제·처벌하려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게 민주 원칙"이라며 "당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공천을 안 준다고 선언하고 이것을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공개선언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도 맞지 않고 합당 주체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이는 앞서 이준석 공동대표가 이낙연 공동대표 측에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및 류호정 전 의원 등 특정 인물들에 대한 당직과 공천배제 등을 선언하라고 요구한 것에 대한 답변으로 해석된다. 김 최고위원은 이낙연 공동대표가 창당한 '새로운미래' 몫의 최고위원으로 개혁신당에 합류한 인사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우리는(새로운미래는) 배복주씨를 절대 보호하거나 그와 같이 가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 없고, 공천하자는 사람도 없다. 심지어 그가 누구인지조차 모른다"면서도 "그가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를 주도했다고 하는데 그것도 사실관계가 확정돼야 하고, 증거가 있으면 검토해서 처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는 지지자들의 여러 이야기 때문에 마음이 급한 것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민주주의 절차는 지켜야 한다"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패권적인 모습을 보여 우리가 제3지대 나온 것 아니냐. 이런 방식이라면 과거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를 몰아낸 것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이준석 공동대표의 선거정책 총괄 권한 요구에 대해서도 "전권도 민주적 절차와 원칙 내에서 하면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2월 9일 (개혁신당 합당의) 합의 원칙의 핵심은 당명은 개혁신당으로 한다는 것이고, 그 대신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으로 한다는 것"이라며 "기본적인 방향과 주요 정책에 대해서는 최고위원회에서 검토해봐야 한다. (이준석 대표가) 기동력이 아무리 있어도 엑셀만 있는 차는 사고가 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이낙연 공동대표와 이준석 공동대표가 공천 문제 및 총선 주도권을 두고 지속해 이견을 보이며 개혁신당의 총선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지난 16일 개혁신당은 예정됐던 최고위원회를 진행하지 않았고, 17일에는 이준석 대표가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갑자기 취소하기도 했다. 이날 개혁신당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관련 문제가 정비된 후 인선을 논의할 수 있다"며 19일까지로 계획됐던 공천관리위원회의 출범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합당 취소 발표 가능성까지 전망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며 개혁신당의 '빅텐트' 합당 컨벤션 효과도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지난 16일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13∼15일 조사한 결과 개혁신당 지지도는 4%로 나타났다. 지난 1일 발표된 동일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이 각각 3%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합당 후 지지율 합계가 오히려 더 낮은 것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100% 무선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 13.7%, 오차범위 95%에 신뢰 수준 ±3.1%p다. 그 밖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