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승구 기자]2월 임시국회가 16일을 기점으로 사실상 후반기에 돌입하면서 여야가 산적한 현안에서 '입법 결실'을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야가 주요 쟁점을 놓고 입장차가 큰데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격전도 불사할 태세여서 법안처리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먼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오는 7월 시행이 목표인 ‘기초연금 도입’은 여·야·정 협의체가 본격 가동됐지만 입법 논의에서는 공회전만 거듭되고 있는 상태다.
정부·여당은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매월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소득 하위 80% 노인에게 매월 20만원씩 일괄지급하자고 맞서고 있다.
또한 ‘원격진료와 의료법인의 자법인 허용을 위한 입법’도 민주당 등 야당이 ‘의료 영리화’라고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처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2라운드 협상에 들어간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를 놓고 여야가 한치 양보없이 자신들의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타협점에서는 오히려 멀어져가는 흐름이다.
국회 국가정보원 개혁특별위원회도 ‘국정원 2차 개혁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새누리당은 통신비밀보호법·사이버테러방지법에, 민주당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과 보안업무 기획·조정권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이관을 강조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위의 여야 간사가 대언론 브리핑 제한 등 보안강화, 기밀누설 처벌강화 등에 잠정 합의했지만 이에 대한 민주당 내 반대 목소리가 높아 처리가 불투명하다.
‘북한인권법’은 민주당이 북한민생인권법의 입법 의사를 보이면서 여야가 법안처리에 한목소리를 내는 듯 했지만, 근본적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확대를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입법을 낙관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여야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조사와 안전행정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의 청문회에서도 계속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은 카드사태와 관련해 현오석 경제부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을 공언하고 있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도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라 서비스산업발전법, 관광진흥법, 자본시장법 개정안, 크루즈산업 육성·지원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은 일명 ‘남양유업 방지법’과 학교 비정규직 보호법안, 화물운수 노동자에게 적정운임을 보장하는 운수사업법안, 변종 기업형 슈퍼마켓(SSM) 방지를 위한 유통산업법안 등 경제민주화 법안을 중시하고 있다.
‘부동산 법안’에서도 새누리당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위한 주택법 개정을, 민주당은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통과를 우선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