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윤 중기연 원장 “‘산업정책→기업정책’ 과감한 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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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윤 중기연 원장 “‘산업정책→기업정책’ 과감한 변화 필요”
  • 김혜나 기자
  • 승인 2024.02.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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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연구원, ‘2024 글로벌 환경 변화와 중소기업’ 심포지엄 개최
한국 경제, 경기침체 아닌 ‘저성장’…중소기업 보호·육성은 낡은 패러다임
시장이 주도하고 기업이 성장을 견인하는 ‘기업정책’으로 혁신적 변화해야
(왼쪽에서 두 번째)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이 27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개최된 ‘2024 글로벌 환경 변화와 중소기업’ 종합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중기연 제공
(왼쪽에서 두 번째)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이 27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개최된 ‘2024 글로벌 환경 변화와 중소기업’ 종합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중기연 제공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의 도약을 위해선 산업정책에서 기업정책으로의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개최된 ‘2024 글로벌 환경 변화와 중소기업’ 심포지엄의 특별 강연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왜 중소기업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강연에서 오동윤 원장은 기업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중소기업의 보호와 육성이라는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원장은 “세계 국가별 GDP에서 한국의 위치를 살펴보면, 한국은 2020년 기준 10위의 경제 대국이 됐고 그 60년간 얼마나 성장했는지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며 “한국경제가 눈부신 성장을 했던 것은 △정부의 산업정책 △국민의 헌신 △대기업 중심의 생태계 등 세 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 세 가지는 지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특히 대기업 중심의 생태계를 유지하다 보니 대기업과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근로자, 계층, 지역 간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으며 그 사이 경제의 역동성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원장은 또 “1953년부터의 경제전망 그래프를 살펴보면, 기업의 성장을 위해 정부가 많은 인풋을 가하고, 단기대응 중심으로 끌어올리려 하지만 현재 낮아지는 성장률은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대변혁기라는 생각으로 바꿔야 하고, 과거 방식으로 안 된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꼬집었다.

중소기업 역동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 원장은 “지난해 조사 결과, 향후 20년 한국 경제 성장 원동력에 대한 질문에 일반 국민들의 30.3%이 중소기업의 역동성을 꼽았다”며 “정책을 연구하는 사람들과 정부가 답할 시점이 왔다”고 전했다.

오 원장은 정부가 주도해 산업이 성장을 견인했던 ‘산업정책’에서, 시장이 주도해 기업이 성장을 견인하는 ‘기업정책’ 전환을 제시했다. 정부가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한다는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고, 기업정책에 맞는 새로운 거버넌스가 필요다는 설명이다. 기업이 원하는 정책보다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함으로써 정책을 통해 기업을 시장으로 유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원장은 마지막으로 “그동안 중소기업 정책은 벤처(Venture)와 혁신(Innovation)으로 정리할 수 있다”며 “여기에 글로벌화(Globalization)를 붙이면 벤처(V), 혁신(I), 글로벌화(G)가 함께하는 ‘빅(VIG)’ 찬스가 있으며, 이를 통해 중소벤처기업이 성장한다면 초일류 대한민국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2024년 글로벌 트렌드와 주요 이슈’를 주제로 글로벌 주요이슈와 관련된 연구원의 시각을 설명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고강도 통화긴축 사이클에도 불구하고 우려에 비해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글로벌 트렌드로는 △우로 정렬하는 세계 △군비경쟁의 재림 △중간에 닻 내린 물가 △도시 파멸의 고리 △‘그린래시(Greenlash)’의 역습 등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이에 근거해 △수입규제 전문가 심화 컨설팅 확대, 환변동 보험 지원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R&D 지원 강화 △좀비 기업에 대한 질서 있는 구조조정 △무역보험 및 수출물류비 지원 확대 △일관된 탄소중립 정책 견지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수용성 제고 노력 등의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이형석 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인 지정학적 리스크의 확대와, 보호무역주의 등 자국우선주의 물결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현실화될 경우 우리 수출중소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컨설팅 등이 가능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중물가, 중금리 시대가 장기화되면 대기업에 비해 금융여건이 악화된 중소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G2 경기 침체 시 대응력이 취약한 중소 수출기업의 실적악화도 함께 우려된다”며 “시장 대응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대해선 무역보험 및 수출물류비 등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원장이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패널로 △양주영 연구위원(산업연구원) △유철규 교수(성공회대) △한창용 센터장(중소벤처기업연구원) △이형석 연구위원(현대경제연구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미국·중국·일본 등의 경제현황 및 한국 중소기업의 글로벌화에 관해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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