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피델리티 등 10여곳 ETF 신청서 제출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가상화폐 2위 이더리움이 오는 5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시가총액이 큰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시총은 올해 들어 3893억 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는 가상화폐 중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시총이 큰 것이며 삼성전자(3652억 달러)보다도 많다.
이는 이더리움의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랙록·피델리티를 비롯해 최소 10개 업체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를 신청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영국계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지난달 말 시장 예상보다 이른 오는 5월 이더리움 가격을 추종하는 반에크·아크21셰어즈 등의 현물 ETF가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자금 유입 등이 호재로 작용하며 가격이 2년여만에 5만7000달러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더리움도 지난주 현물 ETF 출시 기대감이 반영되며 지난 202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3200달러를 넘어섰다.
스위스원 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 케니 헌은 “현물 ETF 승인은 비트코인 ETF가 막대한 자금 유입을 유도한 것처럼 보수적인 기관 투자자들에게 이더리움의 매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SEC는 계류 중인 이더리움 현물 ETF 신청 건 가운데 첫 심사 기한이 도래하는 건들에 대해 오는 5월 23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아직 승인 여부에 대해 명백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비트코인 다음으로 이더리움은 당국의 현물 ETF를 승인받을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암호화폐”라며 “5월에 승인될 가능성은 50%로, 1년 내에는 확실히 승인될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이외에도 이더리움은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업데이트 ‘덴쿤’(Dencun)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데이터 저장 공간이 늘어나고 거래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앞서 이더리움은 지난 2022년 9월 작동 방식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바꾸는 ‘머지’(Merge)와 2023년 4월 이더리움 소유자들이 투자 자산을 인출할 수 있는 ‘샤펠라’(Shapella)라는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바 있다. 이때 이더리움은 두 차례의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