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이사회의 변신…사외이사 늘고 女비중 높아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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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이사회의 변신…사외이사 늘고 女비중 높아지고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4.03.0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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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 사외이사 총 37→39명...여성 9→12명
당국 가이드라인 선제 대응...주총 전 '로드맵' 제시
4대금융지주. 사진=연합뉴스
국내 금융지주들이 당국의 권고에 따라 전체 사외이사 수를 늘리고 여성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국내 금융지주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 구성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30% 안팎으로 높이고, 사외이사 전체 수를 늘려 경영진에 대한 견제·감시 기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 사외이사 37명 중 27명의 임기가 이달 끝난다. 금융지주들은 이 중 연임 한도(KB금융은 최장 5년, 나머지는 6년)를 채웠거나 스스로 사임하는 일부 사외이사의 후임을 정하면서 자연스럽게 여성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금융은 퇴임하는 송수영 사외이사를 대신해 이은주 서울대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교수 등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한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6명에서 7명으로, 그중 여성은 1명에서 2명으로 각각 늘어난다. 여성 비율은 16.7%에서 28.6%로 높아진다. 우리금융 계열사인 우리은행도 여성 경제학자인 최윤정 연세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가 영입했다. 그간 사외이사진은 4명의 남성으로만 구성돼 있었다.

하나금융은 퇴임하는 김홍진·양동훈·허윤 사외이사 대신 주영섭 전 관세청장, 이재술 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 이재민 서울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 중 윤 전 부사장이 여성이다.

하나금융 역시 사외이사가 8명에서 9명으로, 그중 여성이 1명에서 2명으로 각각 증가한다. 여성 비율은 12.5%에서 22.2%로 상승한다. 하나금융 측은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동시에 사외이사 수를 늘림으로써 사외이사진의 독립성 희석을 차단했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이번 주 초 주총 안건을 공시하면서 사외이사 추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외이사 수를 9명으로 유지하되 여성 이사를 2명에서 3명으로 증원해 여성 비율을 22.2%에서 33.3%로 높일 가능성이 관측된다. 기존 사외이사 중에는 성재호 이사가 신한카드 4년, 신한지주 5년 등 9년을 채워 더 이상 연임이 어렵다. 이윤재 이사는 연임이 가능하지만, 주변에 사임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KB금융은 이미 사외이사 7명 중 3명(42.9%)이 여성이다. 이번에 임기가 끝난 김경호 사외이사 후임으로는 한국금융연구원 이명활 선임연구위원을 추천했다. 농협금융은 기존 사외이사 7명 중 2명(28.6%)이 여성이며, 이번 주총에서는 멤버 변동 없이 사외이사 수와 여성 비중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12일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을 통해 각 사에 권고하는 30가지 핵심 원칙을 제시했다. 당국은 특히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의 여성 이사 비중이 30~50%대에 달하고, 이사 수도 두 자릿수가 일반적이라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다만, 여성 비중을 일괄적으로 맞추도록 공개 권고하지는 않았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국내외 ESG 평가기관이 제시한 지배구조 평가 기준을 보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30% 이상이어야 관련 항목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모범 관행에는 이사회 구성 다변화 외에도 이사회 지원 체계 구축,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 승계 계획 마련,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한편 각 금융지주와 은행은 주총 직전인 이달 중순께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른 이행 계획(로드맵)을 수립해 당국에 제출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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