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생존을 위해… 불황에도 '주주친화' 물결 뛰어든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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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생존을 위해… 불황에도 '주주친화' 물결 뛰어든 건설사들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4.03.0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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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도 밸류업→상장사 주주환원 강화 릴레이
삼성물산·DL·HDC현산 등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
주요 건설사들이 주주 이익 환원 방침을 확대·강화하고 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삼성물산·GS건설·HDC현대산업개발·DL이앤씨 본사. 사진=각 사·권한일 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주주 이익 환원 방침을 확대·강화하고 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삼성물산·GS건설·HDC현대산업개발·DL이앤씨 본사. 사진=각 사·권한일 기자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주요 건설사들이 극심한 업황 침체 속에서도 주주환원 확대 방침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저평가된 국내 증시 부흥을 위해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궤를 같이하고, 주주 이익 실현으로 재무 안정성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중장기 투자자 유입을 위한 포석이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 공고 등을 통해 강화된 배당 및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1월 이사회에서 △우선주 주당 2600원 배당 △보통주 주당 2550원 배당 △보통주 780만7563주·우선주 15만9835주 오는 2026년까지 전량 소각 방침 등을 내놨다. 소각 물량 총액은 약 1조원 이상으로 삼성물산 자기주식의 3분의 1에 달한다. GS건설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조정 지배주주 순이익의 20%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중장기 배당 정책을 발표했다. DL이앤씨는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올해부터 3년간 연결기준 순이익의 25%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주주환원율 25%는 현금배당 10%와 자사주 매입 15%로 구성된다. 또한 보유 중인 보통주 자사주 293만9077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DL이앤씨가 발행한 전체 보통주의 7.6% 규모다.
HDC현산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현금배당을 기존 1주당 700원으로 100원 증액한다고 결의했다. 현금배당금 총액은 449억원 규모다. 2026년까지 '중장기 배당정책'으로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업황 침체에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각각 600원, 650원씩이다. 중견건설사 가운데 아이에스동서는 자사주 70만5630주(약 188억·발행주식 2.3% 규모) 전량을 일괄 소각하고 1주당 현금배당 1500원을 의결했다. 시가배당률은 5.2% 수준으로 배당 총액은 453억원 규모다. SGC이테크건설은 지난 5일 열린 이사회에서 주당 75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은 전년보다 매출을 20~30% 늘렸지만 반대로 영업이익이 급락해 내실을 다지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자본시장에서의 주주 우선 정책 확산과 투자자들 사이에 형성되는 기업 이미지 등을 감안할 때 주주 환원 강화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업황이 턴어라운드하는 시점에서 의미 있는 주주환원은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주환원은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 경영에 필요하지만, 업황을 감안할 단계적 밸류업(value-up) 전략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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