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신사업 위한 신규 사업 추가 안건 없어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내주부터 시작되는 유통업계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오너 2세들의 이사회 입성에 이목이 쏠린다. 유통업계는 지난해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시키며 신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했지만, 올해는 경영 안정성 강화를 위한 이사회 보강·배당 절차 개선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유통 상장사의 주총 일정은 이달 21일 BGF리테일·GS리테일·신세계를 시작으로 26일 롯데쇼핑·현대백화점, 28일 이마트 등으로 집계된다. 이번 주총 시즌에는 오너일가 2·3세들의 그룹 주력 계열사 이사회 입성이 다수 예정됐다. 미등기 임원과 달리 등기 이사는 주요 경영 활동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관련 활동들에 대한 법적 책임까지 지게 된다. 등기이사 선임이 ‘책임경영’으로 풀이되는 배경이다. 따라서 향후 이들의 경영 행보와 이를 둘러싼 주변 환경들도 이전보다 민감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인 신유열 전무는 이달 초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신 전무는 약 2년 전 임원이 됐지만,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등기임원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오는 신 회장이 그룹의 4개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낙점해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올해를 기점으로 해당 계열사의 성장 전략 발굴이나 투자 작업에도 더욱 힘이 실리고 신 전무도 이를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데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 장남인 홍정국 BGF 대표이사 겸 BGF리테일 부회장은 오는 21일 BGF리테일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신규선임될 전망이다. 2013년 BGF리테일로 입사한 홍 부회장은 전략기획본부장, 경영전략부문장 등을 거쳐 그룹 지주사인 BGF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홍 부회장은 그룹 전반 신성장 기반을 발굴하고 편의점 CU 해외 진출로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1월 인사에서 BGF 부회장 겸 그룹 주력 계열사 BGF리테일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올해 유통가는 그간 각 사에서 오래 몸 담아온 이들을 중심으로 사내이사 신규·재선임을 통해 이사회 전문성을 넓히고, 정관 변경에 따른 배당 절차도 개선한다. 신세계는 정관 변경으로 이익배당 정책을 대폭 개선해 배당액을 투자자가 미리 확인한 뒤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변경한다. 이를 위해 배당기준일을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기준일과 분리한다. 이사회가 다른 날로 배당 시마다 결정하고, 이를 공고하도록 개정된다.
특히 지난 8일 회장으로 승진한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 회장은 2006년 부회장에 선임된 이후 2010년 3월과 2011년 5월 각각 신세계와 이마트의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하지만 2013년 정기주총을 앞두고 사내 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12년째 등기이사에 오르지 않아 책임경영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현대백화점 역시 정관을 바꿔 배당 관련 정책을 대폭 개선한다. 배당기준일을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기준일과 다른 날로 정할 수 있도록 이사회에서 배당 시마다 결정하고, 이를 공고하도록 개정된다. 또한, 중간배당기준일을 명시한 내용을 삭제해 배당기준일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수정된다. 중간배당 시 이사회 결의로 배당기준일을 설정한 뒤, 이를 공고하도록 개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오너일가 후계자들이 최근 연이은 승진 인사에다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까지 입성하며, 전반적으로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좌우명 : 하루를 살아도 감사하고 행복하며 풍요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