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축소 우려 등 ‘이중고’에도 “계획대로” 간다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상반기 착공한 테일러 공장은 자재비, 인건비 상승 여파로 건설비가 폭등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공장은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이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의 테일러 공장 건설 총비용이 250억달러까지 늘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는 기존 계획했던 비용보다 47%가량 상승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공장 건설 결정 당시 총 17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장비까지 포함한 총 투자금액이 300억달러를 훌쩍 넘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더불어 건설비 상승이 빠른 투자자금 소진으로 이어져 장비 투자계획에 악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미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축소 우려가 더해지면서 테일러 공장은 '이중고'에 처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현지에 막대한 투자금을 퍼붓고 있는 타 기업들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공장 건설 붐이 일기 전에 시장 상황을 기준으로 시공예산을 책정한 여파다.
이에 다수의 기업이 공사비 폭등을 감당하지 못해 건설 일정을 속속 미루고 있다. 이달 초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ᄄᆞ르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 시행 초기와 달리 한국과 일본, 대만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를 보류하거나 철회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는 최근 애리조나주 내 400억달러 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이 1~2년 미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파나소닉도 미국 오클라호마주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보류했다. 앞서 짓고 있는 캔자스 공장의 건설비 급증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다만 삼성전자는 기존 계획대로 테일러 공장 완공해 적시 가동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테일러 공장은 TSMC 추격의 발판이자 전진기지로서 역할이 막중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이 공장은 현지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수주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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